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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차관 "저물가 현상, 수요측 활력 약해진 탓도 있다"

김용범 "부동산 버블 없고 경제성장 2%…디플레 상황 아냐"
3일 '거시정책협의회'

[편집자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9.9.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9.9.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월 물가상승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데 대해 3일 "수요측이 더 약해지고 활력이 저하된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정책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며 이번달 전년 동월비 물가상승률이 0.04% 하락해 1965년 통계 집계 후 최저치라고 밝혔다.

앞서 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는 줄곧 저물가 현상이 농산물·석유류 가격하락과 무상급식 등 정책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취재진이 '올해 초 그같은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서도 물가상승률을 1.6%대로 예측하지 않았나'라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수요 감소 요인도 추가적으로 작용했음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차관은 "수요요인이 낮아진 것은 맞다. 여러 경기 하방압력이 강화됐다는 것과 일관된 설명"이라며 "우리나라 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수요측이 더 약해져 활력이 저하된 상황이 맞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다만 농산물·유가의 영향을 재차 강조하며 "거기에 농산물 등의 요인이 뚜렷이 개선되다보니 농산물 가격안정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월간단위 충격이 상당히 커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차관은 저물가 현상이 디플레이션 징조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제시한 3가지 디플레 요건 △물가 하락 △실물경제 침체 △자산·금융불안 등을 들어 우려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물가는 하락했지만 나머지 두 요건은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김 차관은 실물경제와 관련해서는 "수출과 투자활력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민간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한국경제는 2%대 성장흐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금융불안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보면 주식과 부동산에서 상당한 버블이 있었고 (버블이 꺼지는) 급격한 변동성이 있었다"며 "한국은 자산·주식·부동산의 과도한 버블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자산과 부동산에 큰 변동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해 고려할 때 우리 경제가 디플레 상황이 아니다"라며 "디플레는 분명히 경계해야 하고 정부도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지만 불필요한 논란이 지속되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를 함께 주재한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물가안정에 따른 금리인하 계획이 있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피했다.

윤 부총재는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는 동시에 금융안정도 유념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통화정책은 중기적 흐름에서도 보고 성장·고용·경상수지 등 거시지표와의 관계나 가계부채·주택가격·글로벌 자금흐름 변동성 등의 문제를 같이 고려해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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