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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미뤄진 웅진코웨이 본입찰 오늘 진행…2조대 '빅딜' 성사될까

SK네트웍스 빠진 '3파전'…'칼라일' 최대 인수 후보 급부상
'실탄' 급한 웅진 '2조' 제시 통할까…인수전 여전히 안갯속

[편집자주]

서울 중구 서소문 코웨이 본사/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중구 서소문 코웨이 본사/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내 생활가전 렌털업계 1위 '렌털 공룡' 웅진코웨이의 우선협상대상자가 10일 가려진다.

웅진그룹은 이날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을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매각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매각 대상은 웅진그룹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1851만1446주)와 경영권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던 SK네트웍스가 지난 7일 인수 포기를 결정하면서,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글로벌 PEF(사모펀드) 칼라일과 베인캐피털, 국내 재무적 투자자(FI)인 린드먼아시아와 손잡은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 3파전으로 좁혀졌다.

국내외 738만 렌털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매각 추정가는 1조8500억원에서 최대 2조원이다.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이 누가되느냐 따라 렌털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PEF 칼라일, 인수 1번 타자 급부상…관건은 '가격'

가장 유력한 후보는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이다. 업계는 국내 전략적투자자(SI) SK네트웍스가 빠진 후보군 중에서 웅진코웨이 인수가 가장 큰 의지를 가진 당사자로 칼라일을 꼽고 있다.

칼라일은 최근 김종윤 전 골드만삭스 아시아 인수·합병(M&A) 대표를 경영권 인수 매니징 디렉터로 영입하고 아시아 지역 M&A 총괄권을 쥐여줬다. 김 대표는 과거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외에도 삼성생명 상장,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킨 이력이 있다.

업계는 칼라일이 한 차례 웅진코웨이 매각 경험이 있는 M&A 전문가를 전격 영입하는 등 이번 인수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외국계 사모펀드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칼라일에게 유리한 배경이다. 전략적 투자자보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새로운 주인이 돼야 또다시 웅진코웨이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결정한 이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하이얼과 베인캐피털은 상대적으로 인수 의지가 크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웅진그룹은 실탄 확보를 위해 약 2조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두 인수 후보가 이 정도의 웃돈을 주고 인수를 결정할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22%를 비롯해 25%를 확보하는데 1조9000억원을 썼다. 웅진그룹은 이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2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장에서는 경영 프리미엄을 고려해 주당 10만원을 적정선으로 본다. 이 경우 매각금액은 1조8500억원이다.

서울 중구 서소문 코웨이 본사 로비 모습./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중구 서소문 코웨이 본사 로비 모습./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실탄' 급한 웅진 '2조' 제시 통할까…인수전 여전히 안갯속

웅진코웨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네트웍스의 중도 하차로 구매력이 낮아졌는데도 웅진그룹은 여전히 2조원대 매각가를 고집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이끌던 SK네트웍스가 발을 빼면서 2조원대 매각가격을 기대하고 있는 웅진그룹의 눈높이를 나머지 인수 후보군이 충족시켜주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가격이 높아지려면 인수후보간 가격경쟁이 필수인데, SK네트웍스의 이탈로 이 같은 경쟁구도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의 올해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되레 매각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의 몸값을 불릴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4647억원, 영업이익 2734억원, 당기순이익 2023억원으로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7340억원, 영업이익 1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SK네트웍스의 하차 이유도 '인수가격 부담'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주유소와 렌트카 사업 매각을 통해 1조5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준비하고 인수전에 나섰지만, 웅진그룹과 한투증권이 제시한 가격을 보고 인수 의향을 접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외국계 사모펀드가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부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SK네트웍스가 발을 빼면서 웅진코웨이 인수 후보는 외국계 사모펀드와 투자사, 기업만 남은 상황이다.

특히 웅진코웨이 일부 구성원은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잡으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웅진코웨이지부는 지난 7일 집회를 열고 "해외 투기자본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원청직접고용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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