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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골프장 찾은 전두환에 "재판정 세워야"…한국당만 침묵(종합)

"즉각 강제구인해야…검찰재조사 등 모든 수단 동원하라"

[편집자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시 시민 학살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임 부대표에게 "(나는) 광주 시민 학살과 상관 없다"고 답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제공. 동영상 갈무리) 2019.11.8/뉴스1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8일 최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는 모습이 포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일제히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전 대통령을 '치매'를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해 왔으나, 전날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는 영상이 언론 보도됐다. 여야는 전 전 대통령의 치매 주장이 거짓이라며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더 늦기 전에 역사 앞에 참회하고 광주 영령들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영상에서 전씨는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매우 건강한 모습"이라며 "한 골프장 캐디는 '자신보다 더 정확하게 타수를 계산한다'고 증언했고, (영상을 촬영해 제공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와의 대화 내용은 너무도 자연스러워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어느 누구도 할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서 재판조차 받을 수 없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이제 전씨를 강제구인해서라도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도 한시바삐 물어야 한다.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도 체납 지방세로 철저히 징수해야 한다"며 "전씨 사후에도 은닉재산이 발견될 경우 국고에 환수하는 제도를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고 병고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전씨에게 언제까지 국법이 농락 당하고 국민들은 우롱을 당해야 하나"며 "광주학살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한 일이 없는 전씨에게 관용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News1 이종덕 기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News1 이종덕 기자

바른미래당의 김정화 대변인 또한 논평에서 "전 재산 29만원,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전두환이 발 들일 곳은 골프장이 아닌 재판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인면수심의 극인 전두환답다. '광주와 자신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했는가, 그의 뻔뻔스러운 태도에서 39년간 정리되지 못한 슬픈 역사의 무게를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품격과 기본적 도리마저 저버린 전두환, 광주 시민들의 고귀한 도덕심과 우리 사회의 포용력이 그에게 인간적 삶을 허락했찌만 더 이상의 인내는 없다"며 "법과 역사의 심판에 따른 단죄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의 유상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과 법정을 기만하고 우롱한 전두환을 즉각 강제구인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어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 의해 전씨의 알츠하이머 병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제 거짓되고 추악한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만큼 전씨를 반드시 다시 구속시켜 5·18 당시의 모든 진상을 진실되게 밝히고 영령과 유족들에게 사죄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법당국은 강제구인과 검찰재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더욱 엄정하고도 공정한 법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의 박주현 수석대변인 역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주범 전두환의 후안무치가 끝이 없다"며 "법원은 전두환을 다시 법정에 세우라"고 했다. 그는 "언제까지 국민이 전씨의 이런 철면피한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가, 더 이상 인내심과 관용은 사치"라며 "전씨를 이제라도 즉각 구속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씨를 그대로 두고선 광주 영령들의 피맺힌 원한을 풀 수 없다"며 "전두환에 대한 철저한 심판만이 광주학살의 비극을 종식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 © News1 임세영 기자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 © News1 임세영 기자

평화당을 탈당한 의원들 모임인 대안신당(가칭)도 논평을 내고 "전씨의 건강상태는 아주 정상이라고 판정할 수 밖에 없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국가기록원, 군, 국정원, 검찰, 경찰 등 5·18 진상에 근접했던 위치에 있던 정부 관계기관 역시 5·18과 5공화국, 6공화국 등을 전후로 한 당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5·18 관련 통치기록물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편 전날 JTBC는 전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촬영한 것으로, 전 전 대통령이 그에게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고 말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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