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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反정부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20여명 사망"

무장괴한 난입…성직자 자택 드론 공격도

[편집자주]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의 반정부 시위 현장 © AFP=뉴스1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의 반정부 시위 현장 © AFP=뉴스1

이라크 반(反)정부 시위가 3개월째 계속되면서 그에 따른 사상자 등 인명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시위가 벌어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킬라니 광장에선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2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괴한들은 이날 오후 8시쯤 픽업트럭 4대에 나눠 타고 시위현장에 난입해 총을 쏘고 시위대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으며, 시위대가 점거 중이던 주차장에 불을 지른 뒤 현장을 빠져나갔다.

외신들은 이날 괴한들의 공격으로 시위대와 경찰 등 23~25명이 숨지고 127~130명이 다쳤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이날 사건현장에선 그동안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을 취재해온 사진기자 아메드 메하나도 목숨을 잃었다.

AFP와 영국 가디언 등은 이날 괴한들의 시위대 공격을 "대량 학살"로 표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위현장 사망자 다수가 이라크 의회 최대계파 '사이룬'을 이끄는 유력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민병대 조직 '사라야 알살렘'(평화여단) 소속으로 알려지면서 "시위가 '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무장괴한들의 시위대 습격 뒤엔 사드르의 자택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와 관련 사라야 알살렘 측도 "이번 공격은 이라크 내전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중무장한 괴한들이 어떻게 바그다드의 여러 검문소를 통과해 살육을 자행할 수 있었는지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라크 시위는 10월 초 만연한 부패와 25%에 이르는 청년 실업률, 취약한 공공서비스, 이란의 내정간섭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에서 시작돼 현재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 정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현재까지 450여명의 사망자와 2만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시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위대는 7일에도 사망자 추모 집회를 여는 등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 반면 이라크 군 당국은 수천명의 병력을 집회 현장 주변에 배치하는 등 재차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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