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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남북협력 확대' 발언에 AP "北 반응 미지수"

"'북핵 폐기 노력 약화' 우려 불구 전에도 유사한 발언"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4/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4/뉴스1

AP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남북한 간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는 제재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제재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자는 데 목표가 있다"며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현실적 방안을 찾아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시켜 간다면 북미대화에도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남북한 협력이 "필요한 경우 대북제재의 일부 면제나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데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P는 "문 대통령은 과거에도 '대북제재 해제가 미국이 주도해온 북핵 폐기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와 유사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사찰의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가운데 일부를 해제해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측은 영변 외 다른 핵시설까지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며 북한의 제안을 거절했다.

북미 양측은 이후 작년 10월 스웨덴에서 비핵화 문제에 관한 실무협상을 재개했으나, 북한은 "미국이 빈 손으로 나왔다"며 회담 결렬을 선언했고 그 뒤론 북미 간의 가시적인 접촉이 끊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 뭔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상응 조치 속엔 대북제재 완화가 포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현재 유엔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선 남북한 간의 스포츠·관광 분야 교류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AP는 북한이 최근 한국 측의 대화 제의를 무시하고 있고, 특히 한국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날 문 대통령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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