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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 이성민 "동물 만지지도 못했는데…신기한 작업에 끌려"(인터뷰)

[N인터뷰]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주태주 역

[편집자주]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열일 행보를 잇는 배우 이성민(52)이 현재 방송 중인 tvN 수목드라마 '머니게임'과 함께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VIP'(감독 김태윤)와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에도 출격했다. 동시에 여러 작품을 선보이지만 캐릭터는 각기 달라 연기 베테랑다운 면모를 연신 드러내고 있다. '미스터 주'에서는 코믹함을, '남산의 부장들'과 '머니게임'에서는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사하고 있다. 

그 중 지난 22일 개봉한 '미스터 주'에서는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이 생긴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 역을 맡아 군견 알리와 함께 사라진 VIP를 찾아 나선다.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이성민 분)가 특별한 VIP를 경호하던 임무를 수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성민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관련 인터뷰를 열고, 취재진과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재밌을 것 같았다. 안 해봤던 작업이고, 한국엔 잘 없던 작업 방식이라서 해보고 싶더라.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고, 신기하고 귀여운 작업일 것 같아서 택했다. 김태윤 감독님이 연출한다고 해서 기대한 것도 있다"며 "'재심' '또 하나의 약속'을 하신 분이라 '미스터 주' 대본을 썼다곤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전작과 많이 다르다. 그래도 감독님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있다. 영화를 보면 동물들이 힘들어 보이는 건 다 편집했다. 동물을 워낙 사랑하시는 분이라 그런 지점이 전작들과 결은 달라도 베이스는 같다고 느꼈다.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미스터 주'는 동물과 대화하는 사람이라는 특별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그 설정 자체가 굉장히 끌렸다. 아빠와 딸 이야기도 있는데, 그것보단 동물과 대화하는 연기를 한다는 게 신기했다. 이전에 영화 '로봇, 소리'에서 로봇과도 해봤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미스터 주'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군견인 알리를 제외하고는 CG(컴퓨터 그래픽)로 작업했다고. 이성민은 이 같은 작업을 되돌아보며 "한국 기술로 했는데, 동물들이 말하는 데이터가 없어서 우리 영화가 거의 초기라고 보면 된다고 하더라. CG 팀에서 굉장히 애를 쓴 거로 알고 있다. 판다는 처음에 탈을 썼는데, 촬영해 보니 CG와 밸런스가 안 맞아서 다시 CG 작업을 했다. 후반 작업 때문에 개봉이 늦어지기도 했다"며 "이번에 영화가 잘 되어서 다음에 이런 영화가 또 나오면 더 나아지지 않겠나. 저도 CG 호흡이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았는데 경험이 쌓인 것 같다. 녹색 쫄쫄이들과 함께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극 중 주태주는 '동물혐오자'에서 알리와 호흡을 통해 동물과 교감하며 마음을 점차 열어나간다. 이성민도 이런 주태주와 비슷한 상황이었다며 "영화 택하고 나서 걱정도 했다. 사실 보는 건 괜찮은데, 만지는 걸 못한다. 접촉하는 걸 싫어했다. 주태주 정도로 결벽증이 있진 않지만 마음은 이해가 됐다. 동물하고, 특히 알리와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저와 비슷했다. 지금은 전혀 거부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알리와 호흡에 대해 "강아지와 연기한다고 하니까 다들 걱정했는데 훈련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괜찮았다. 강아지가 참 용맹하다는 걸 느꼈다. 알리가 바라보는 눈도 참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강아지와 대부분 연기 호흡을 맞춘 이성민은 어려웠던 부분도 털어놨다. 그는 "현장에서 변수가 많았다. 알리의 연기에 맞춰 연기해야 해서, 콘티대로 못 가는 경우가 늘 있었다. 빈 곳을 채워야 해서 항상 긴장도 했다. 또 알리가 옆에 앉아 있는 훈련이 잘 안 되어 있어서 현장에서 알리를 가르치시는 소장님이 다시 훈련해서 앉게 하고 그랬다. 사실 강아지와 나란히 걸어간다는 것도 어렵다. 생각보다 정말 안 된다. 같이 뛰는 것도 힘들고. 그래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변화되는 게 있었는데 알리가 적응을 잘했고, 소장님도 정말 대단하셨다"고 밝혔다.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의욕만 앞서는 사고뭉치 요원 만식을 맡은 배정남과의 친분은 익히 유명하다. 이번에 영화에서 재회하며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연기 소질, 재능은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이지 않은 게 있어서 영화하면서 저도 웃는 적이 많다. 완전히 다르게 받아치는 게 장점이다. 그게 훈련을 통해서 더 좋게 발전됐으면 한다"며 "이번 영화에서 거의 감독님이 동물 조련하듯이 했다. 근데 시사회에서 보고 나서 멘탈이 무너졌더라. 누구나 자기 연기 처음 보면 못 보니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칭찬했다.

동물 목소리 연기 라인업도 화려하다. 이선균 유인나 김수미 이정은 이순재 박준형 김보성 등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해 각각 동물들을 맡았다. 이성민은 "정말 감사했다. 사실 동물 목소리도, 배정남이 맡은 캐릭터도 캐스팅이 잘 안 됐다. 난항 아닌 난항을 겪은 거다. 이순재 선생님이 햄스터 연기를 해야 했는데, 흔쾌히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특히나 신하균이 해준 알리는 최고였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이번에 '미스터 주'와 같은 날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에 대해 "같이 나와서 많이 당황스럽다"며 웃었다. '캐릭터가 정반대라 부담감이 덜하지 않냐'고 묻자 "그래도 부담이 많다. 물론 그런 지점에서 안도가 된다. 그런 부담감은 덜해도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높은 싱크로율로 실존 인물을 소화한 것에 대해 "저도 그런 연기는 처음이었다. 어떤 실존 인물을 거의 비슷하게, 모사하는 연기는 처음 해봤다. 저는 사실 그 인물과 싱크로율이 잘 안 맞아서 고민하다가 분장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머리 스타일에 교정기도 착용하고 의상도 그렇고, 제스처나 걸음걸이까지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 워낙 각인된 캐릭터라, 굉장히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배우 이성민(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이성민은 '미스터 주'의 코미디와 가족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가족영화라고 생각해서 행복했다. 흐뭇하게 영화를 봤고, 좋은 영화가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전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코미디 영화는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시나리오 볼 때도 느꼈다. '똥 밟는 신'이 있었는데 이걸 보고 '아 아이들 영화구나' 생각했다. 정남이 캐릭터는 정말 엉망이지 않느냐. 개판이다. 하하. 감독님도 이걸 의도하셨던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업에 대해 "사실 익숙하지 않은 연기를 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를 연기하신 분이 찍다가 우셨단 얘기를 들었다. 제가 그 느낌을 알겠더라. 녹색 배경과 쫄쫄이와 연기를 했는데 기가 빨리 느낌이고,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생각도 들었다"며 "이것도 영화 기술이 점차 더 좋아지면서,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 그런데 이걸 미리 한 것 같아서 좋다. 물론 아쉬운 지점도 많다. 특히나 이런 작업 방식이 처음이라 목소리 캐스팅할 때도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이 있었는데 촬영 전에 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건, 한국 영화 기술이 이 정도까지 올라왔구나 싶은 거다. '미스터 주'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가 또 언젠간 나올 텐데, 훨씬 더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도 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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