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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장기화 조짐…한국 경제 기지개 켜나 했는데

수출, 관광, 소비 등에 악영향…전문가 "대·중소기업 모두 피해"

[편집자주]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6번출구 앞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선별 상담소가 출입통제되고 있다. 중구보건소가 설치한 이 상담소는 31일부터 운영된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6번출구 앞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선별 상담소가 출입통제되고 있다. 중구보건소가 설치한 이 상담소는 31일부터 운영된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초 경기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당장 중국 내수 부진에 따라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줄어들 경우 국내 관광 및 소비 분야에 적잖은 피해도 우려된다.

내부적으로는 국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신종코로나 포비아'로 인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과거 메르스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연초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해외 주요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4월말~5월초 절정에 다다른 후 통제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사스보다 강하고 춘절 직전 500만명이 베이징 등 타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중국내 감염자 및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도 상황을 장기화로 이끌어 갈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우리 수출이 피해를 입은 것처럼 대만이나 한국과 같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피해가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후 1월 우리나라 수출은 433억5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1% 감소했다. 발병 초기라 바이러스에 따른 수출감소보다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2018년엔 2월에 설 연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2월 수출은 플러스가 전망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대중(對中)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달리 중국 경제의 비중이 4배나 커졌고 글로벌 제조업 가치사슬에서 중국이 핵심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6049억달러이며, 중국 전체 진출기업은 3751개로 집계됐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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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 내수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도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과거에 비해 중국경제에서 소비지출과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커질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 내에서 이동제한이 강화되면 공장조업이 중단되고 그럼 우리가 중국 수출에서 70~80%가 중간재인데 그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모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번 사태가 중국경제에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제가 상당히 안좋은 상황에서 이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게 문제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스 당시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었던 것과 비교해 현재 중국경제는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 있어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하방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관광 및 소비도 비상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국내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면세점 매출 등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드 사태 이후 줄었던 유커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국내 확진자가 늘어날수록 불안심리로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 과거 메르스 사태 때처럼 소비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일호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중국인)입국 규제를 어떻게 하는지 정확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일단 관광·소비분야에선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국내의 경우에도 구정연휴 때 보면 사람들이 굉장히 외출을 자제하는 걸 알 수 있다. 국내 소비시장 측면에서 보면 아마 내수 쪽에서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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