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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원 배임 혐의' 나선주 前 거평그룹 부회장 미국서 체포

[편집자주]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박경춘)은 수천억원대의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도주한 나선주 전 거평그룹 부회장(52)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나씨는 지난해 10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뒤 자진출국 의사를 밝혀 오는 2월 입국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나씨가 국내로 들어오는 즉시 신병을 넘겨받아 관련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가 진행되면 베일에 쌓였던 나씨의 도피생활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나씨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직전 무리한 인수합병을 통해 30대 재벌까지 급부상했던 거평그룹 창업주 나승렬씨(68)의 조카다.

그는 1999년 계열사에 2970억원을 불법대출하는 등 회사에 총 40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도주했었다.

검찰은 이후 지난 2010년 10월 나씨가 미국에서 불법체류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HSI와 협조해 나씨의 신병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범죄인인도 요청과는 별도로 HSI와 긴밀한 수사공조를 통해 나씨를 추적한 결과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박경춘 국제협력단장은 "검찰은 각국의 법집행기관들과 수사협조 협정을 맺어 해외도피 사범의 신병을 확보해왔다"며 "조희팔 등 70여명의 해외도피 중범죄자들에 대한 신병을 외국기관과 협조해 쫓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인터폴 수배의 경우 수배 리스트에 이름만 올라가지만 이 협정은 각국의 이민당국이 직접 우리가 요청한 범죄자들을 추적조사를 하는 방식이라 신병확보에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검 국제협력단은 해외도피 중범죄자들의 신병확보를 위해 지난 2010년 1월 출범 이후 미국, 중국 등 16개국 21개 기관과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실제 협력단은 출범 3년만에 나씨를 비롯해 지금까지 해외로 도피한 중범죄자 18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에는 회사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 12건의 지명수배가 내려진 조성용 전 조이토토 대표이사(45)의 신병을 태국에서 확보해 입국 즉시 자유형 미집행자로 검거했었다.

조씨는 2007년 미국 도피 후 2009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어 지난달 인천공항 입국 즉시 수감됐다.

회사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최원영 전 경원학원 이사장(59)과 백종안 전 대한은박지 대표이사(54)의 경우도 대검 국제협력단의 공조수사로 성과를 올린 사례다.

이와 관련해 박 단장은 "앞으로도 국내외 관련기관들과 공조수사 등을 통해 해외도피 사범을 끝까지 추적해 '전 세계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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