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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의원 이스탄불 시내서 싸움…"호텔방 좁아서"

[편집자주]


자매도시 방문 명목으로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한 서울 성북구의회 의원들이 시내 한복판에서 싸움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성북구의회에 따르면 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터키 베이올루 구의회 초청으로 지난달 25일 터키 시찰을 떠난 구의원들은 27일 베이올루의 '명동'격인 번화가 한복판에서 폭언을 하며 싸움을 벌였다.

두 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은 호텔방이 좁아 불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언쟁을 벌였고, 결국 길 한복판에서 교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싸우게 됐다.

구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현지 시간으로 새벽 3시경 호텔에 도착했고, 호텔 측 사정으로 좁은 방이 배정되자 방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과 참자는 의견이 충돌하며 싸움으로 번졌다.

이 관계자는 "호텔 5층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진행되고 있어 소음이 심했고, 샤워시설도 불량해 구의원들이 예민해진 탓"이라며 "삿대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외국인과 교민들이 볼때는 크게 싸우는 것으로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터키 방문에는 구의원 18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4명이 참가했다. 명분은 자매도시 방문이었지만, 전체 7박9일 일정 중 베이올루 구의회 시찰을 빼면, 나머지 일정은 이스탄불과 앙카라 방문 등 관광일정이었다.

구의회 관계자는 "도서관과 여성센터 등 베이올루의 주요시설을 방문했다"며 "관광일정은 많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방문에는 1인당 250만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의원 1인당 책정된 1년치 국외여비 180만원에 따로 책정된 자매도시 방문 예산 등이 추가된 금액이다.

물의를 일으킨 민주당 소속 의원은 "현재 몸이 안좋아 병원에 있다"며 "더 할말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서울시의회 의원 공무원 국외출장 규정' 10조에 따라 공무·국외출장 후 15일 이내에 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돼있다.

반면 성북구의회는 그간 연수 후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지 않아왔고, 해외연수 일정도 비공개였다.

성북구의회는 최근 관련 조례를 개정해 해외연수 후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터키 방문이 그 첫 사례가 된다.

문제가 된 터키 방문 보고서는 내달 구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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