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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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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도서출판 어드북스 제공).© News1


"가톨릭 아일랜드계는 강력한 결속력을 중심으로 하나하나씩 발판을 잡고 올라서 오랜 설움 끝에 최초의 아일랜드계 가톨릭교도 대통령인 존 F.케네디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방인과 같은 운명에서 같은 대통령을 배출하는 순간, 미국 내에서 이들이 지닌 편견과 족쇄도 완전히 사라졌다.(중략) 김유신 가문도 이처럼 몇 대의 노력을 통해서 편견과 족쇄에서 벗어나 신라인이 될 수 있었다. 신라에 복속된 기타 지방민들에 비해 왕족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그나마 상위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컸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33쪽)

신라 장수 김유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책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가 출간됐다.

저자 황윤은 현대인들이 역사를 멀게 느끼는 원인을 '역사 속의 시대상과 현시대와의 간극'에서 찾고 과거와 현시대의 상황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아울러 김유신이 지닌 '영웅'의 면모 외에 인간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감추고 싶은 유약함도 담았다.

15세~18세 나이에 술과 기녀를 즐겼던 김유신은 어머니로부터 꾸짖음을 들은 후 다시는 기녀의 집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술에 취해 말 위에서 잠들었다가 기녀의 집 앞에서 잠에서 깨어나 아끼던 말의 목을 벤 일화는 유명하다. 저자는 책의 제목으로 내세운 이 일화를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김유신은 나름 젊을 때 방황도 했지만 단단하게 마음을 정하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결심을 보이는 엄격한 면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시절 누구나 방황은 할 수 있지만 이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한 일이다."(54쪽)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에 들어간 일러스트. 손광산 그림.© News1


또 김유신이라는 인물 뿐 아니라 그가 태어나거나 머물렀던 장소, 그의 주변 인물, 신라의 정치 및 사회, 신라와 힘겨루기를 했던 백제와 고구려 등을 상세히 다뤘다.

황윤은 경주 김유신의 묘를 살피던 중 그의 비석에 새겨진 '능(陵)'(왕과 왕비의 무덤)이라는 글자가 물에 젖으면 '묘(墓)'(일반인의 무덤)로 변하는 모습에 주목해 책을 쓰게 됐음을 밝혔다.

이 현상에 대해 정확한 이야긴 남아 있지 않지만 일설에 의하면 1934년 김유신의 후손들이 비석을 새로 만드는 중 묘로 쓰여진 부분을 시멘트로 바르고 능으로 바꾸며 생긴 현상이라 한다.

책은 김유신의 일대기를 '초년기', '중년기', '원숙기', '말년기' 총 네 시기로 나눠 구성 됐으며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중간중간 일러스트를 넣었다.

어드북스. 1만 8000원.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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