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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엿' 던진 사람들 "사진 찍는 모습에 그만…"

한국 축구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장에 '호박엿' 투척
"'수고했다'는 빈말보다는 회초리가 필요하다 생각"

[편집자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H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일부 팬들의 호박엿 세례를 받으며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 축구의 9번째 월드컵 도전은 16년 만의 무승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2014.6.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귀국 기자회견 현장에 조롱과 비난의 의미로 '호박엿'을 던진 이들이 "당당한 모습을 보고 엿을 던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홍명보 감독 등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출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30일 오전 4시4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행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때 포토라인 앞에 홍명보 감독과 선수단이 등장하자 "한국축구는 죽었다"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든 한 포털사이트 카페 '너땜에 졌어' 회원들이 선수들을 향해 엿을 던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을 맞히기 위해 위협적으로 던지진 않았지만 다분히 조롱의 의미가 섞인 행동이었다.

일부 '너땜에 졌어' 회원은 "축구에도 축피아가 있다. 인맥 축구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며 큰소리쳤다. 이들의 돌발행동이 알려진 직후 온라인 상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이 "잘했다. 저렇게 욕 먹어도 할 말이 없을 거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에게 엿을 던진 건 너무했다"고 질타하는 의견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카페는 홈페이지를 통해 엿을 던진 이유를 밝히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카페 관리자는 "많은 축구팬들이 4년을 기다린 월드컵에서 감독 개인의 인맥 기용으로 인해 모든 걸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엿이라도 던지려는 마음으로 공항에 갔다"면서 "'저들의 마음도 오죽할까'라는 생각에 사진만 찍고 돌아오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국장에 나타난 선수들은 국민에게 죄송한 표정 하나 없이 너무도 당당한 영웅의 모습 그 자체였다"며 "기본적인 인사보다는 축구협회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며 포토라인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엿을 안 던질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빈말로라도 '수고했다. 다음 4년 후에 16강 갈 수 있을 거다'는 성의없는 말보다 회초리를 들 상황이라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그 회초리를 제가 들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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