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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율 높아도 7·30 최종 투표율 ‘평년작’…이유는?

광주 광산을과 부산 해운대·기장갑의 낮은 투표율 한몫

[편집자주]

 높은 사전투표율로 기대를 모았던 '미니 총선급' 7·30 재보궐선거가 여름 휴가철이라는 시기와 여야 강세 지역 유권자의 낮은 관심으로 최종 투표율 32.9%(잠정 집계)를 기록했다. 예년 재보선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가 마감된 30일 저녁 8시 현재 전국 15개 재보선 지역 최종 투표율은 32.9%(잠정 집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의 288만455명의 유권자 중 94만8051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24 재보선과 10·30 재보선 최종 투표율 33.5%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4·24 재보선의 경우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선거 최종 투표율은 41.3%로 훨씬 높았다.

그러나 이번처럼 지방선거 직후 여름 휴가철에 열렸던 다른 재보선 최종 투표율과 비교했을 때는 무난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 7·26 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24.8%, 2010년 7·28 재보선 때는 34.1%였다. 최근 투표율과 비교했을 때 이번 재보선 때 약간 떨어졌으나 30%대 초반을 유지한 점에서 선방한 셈이다.

휴가철 성수기임에도 평이한 투표율을 기록하게 된 배경에는 사전투표가 한몫했다.

이번 재보선은 '미니 총선'이라 불릴 만큼 많은 선거구에서 치러져 선거 기간 동안 큰 관심을 받았다. 각 선거구마다 거물급들의 '빅매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이러한 구도가 눈에 띄었다.

서울 동작을에선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성공시킨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선거 운동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선거구 4개 중 3개에서 재보선이 열린 '수원벨트' 대결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우선 경기 수원시을에선 여검사 대 여검사 구도로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와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경쟁했다. 수원시병에선 정치 신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대선 주자 손학규 새정치연합 후보가 맞붙어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와 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홍보로 화제를 모은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의 수원시정 대결도 볼거리였다.

경남지사를 역임한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와 치킨 신화로 유명한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가 경쟁한 경기 김포시 역시 접전 지역으로 분류돼 귀추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신예 유의동 후보와 3선의 연륜을 갖춘 정장선 새정치연합 후보는 경기 평택시을에서 접전을 펼쳤다.

전통적 열세 지역인 전남 순천시·곡성군에서 돌풍을 일으킨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 출신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의 당락 여부도 선거 열기를 보탰다.

이러한 화제들에 힘입어 지난 25일과 26일 양일간 실시된 사전투표율은 7.98%(22만9986명)에 달했다. 이는 역대 재보선 사전투표율 중 최고치였다.

높은 사전투표율에 기대어 당초 이번 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지난해 10·30 재보선 때보다 오른 30%대 중반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파동을 겪은 광주 광산을이 15개 선거구 중 최저 투표율인 22.3%,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이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역시 22.9%에 그치면서 전국 투표율은 떨어지게 됐다.

반면 박빙 선거구였던 전남 순천시·곡성군과 서울시 동작구을이 각각 높은 투표율 51.0%, 46.8%를 보여 이를 보완했다. 특히 이정현 후보의 고향인 곡성군은 61.1%의 투표율이라는 높은 수치로 화답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지난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 직후 열린 여름 재보선과 비교했을 때 평이한 수준"이라며 "선거 초반 예상보다 투표율이 떨어진 것은 광주와 부산의 낮은 투표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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