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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임창용·봉중근 동반 블론세이브…대표팀 '뒷문' 괜찮을까

[편집자주]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창용 ⓒ News1 DB.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의 '뒷문'은 괜찮을까.

지난 28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다. 병역 면제를 위한 팀 별 안배가 이뤄졌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었지만 국내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뽑혔다는 사실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최고의 선수'들 중 대표팀 발탁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야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투수진의 부진이 눈에 띄고 있다.

지난 30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는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양 팀 모두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는 삼성의 9-8 끝내기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 팀 부동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삼성)과 봉중근(LG)이 동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임창용은 7-6으로 앞선 9회초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임창용은 1사 후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았고, 2아웃 이후 손주인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LG 트윈스 투수 봉중근 ⓒ News1 DB9회말에는 봉중근이 올라왔다. 봉중근은 이동현이 2아웃을 잡은 이후 한 타자를 처리하기 위해 등판했다. 그러나 이흥련, 김상수 등 하위타선에게 연타를 맞으며 몰렸고, 나바로에게 볼넷, 김헌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채태인과의 승부에서는 14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말았다.

임창용과 봉중근은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공언한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이 날 둘의 동반 블론세이브는 더욱 뇌리에 깊게 남았다.

특히 임창용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임창용은 5월 중순까지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벌이는 등 시즌 초반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시즌이 거듭할 수록 내용이 나빠지고 있다. 5월 3.38에서 6월(6.43), 7월(11.60)로 치솟고 있는 월별 평균자책점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의 발탁 배경에 대해 "요즘 블론세이브가 늘어나고 있지만, 경험 측면에서 임창용만한 선수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요즘 같아서는 아시안게임에서 임창용을 믿고 마무리로 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봉중근은 그나마 꾸준한 활약을 해준 편이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올 시즌 총 13실점(13자책점)을 기록한 봉중근은 5경기에서 2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1실점만 내준적은 한 번 뿐이었던 반면, 한 경기 3실점을 기록한 적은 두 번이나 있었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마무리투수가 2실점 이상 한다는 것은 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마무리로 낙점해놓은 두 선수가 부진을 보인 반면, 대표팀의 다른 불펜투수들이 호투를 펼쳤다는 점이 대조적이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의외의 선수 중 하나로 꼽혔던 유원상(LG)은 대표팀 발탁 이후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의 호투를 보여줬다. 7월 평균자책점 2.77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또 넥센의 한현희 역시 3경기 연속 무실점의 호투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차우찬, 안지만(이상 삼성)등 선두 삼성의 '필승조' 역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아직 엔트리가 확정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은만큼, 벌써부터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투수력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 대표팀에 뽑힌 투수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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