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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공식탄생 32주년] 14세 인도계 소년이 바꾼 e세상

[편집자주]

© News1 2014.08.30/뉴스1 © News1
© News1 2014.08.30/뉴스1 © News1


세상을 바꿔놓은 금세기 위대한 발명중 하나는 이메일(Email)이다. 축지법같은 마술로 이메일은 시공을 초월해 세계와 사람들의 관계를 더욱 묶어놓으며 변화를 이끌었다.

이같은 창조가 14세 소년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78년 당시 14세이던 인도계 미국 소년 시바 아야두라이(V.A. Shiva Ayyadurai)가 오늘날 우리가 쓰는 'EMAIL'의 창시자이다. 그리고 오늘(30일)은 그의 이름으로 이메일이라는 저작권이 난지 32주년되는날이다. 

뜬금없는 얘기 같지만 이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 미디어를 맹신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터넷에서 이메일 발명가를 검색하면 모두가 한결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레이 톰린슨(Ray Tomlinson)이 그 주역이다.

인터넷 사전이든 언론이든 단어 배열만 다를 뿐 복사한 듯 똑같은 얘기가 적혀있다.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후자들은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제 영광을 원래 주인공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메일은 인도계 미국인 시바가 만들었다.

◇ 14세 소년, 위대한 임무를 부여 받다 

1978년 14세 소년 시바는 천재적인 재능 덕분에 미국 뉴욕대(NYU)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특별 과정을 수학한 후 뉴저지주 뉴어크에 위치한 뉴저지의치과대학(UMDNJ) 컴퓨터네크워크 연구소(LCN)에 들어가게 된다.  

당시 세상을 바꿀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LCN의 레슬리 미켈른 박사는 시바의 천재성을 한눈에 알아보고 소년에게 위대한 임무를 부여한다.

연구소의 종이 기반 메일 시스템을 전자메일 형태로 바꾸어 보라는 것.

LCN은 인터넷의 전신 아르파넷(ARPANET)을 만든 미 국방부의 아르파(ARPA)나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연구소에 비해 작은 규모였으나 혁신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혁신 앞에서는 연구원 모두가 하나가 됐으며 소년 시바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소는 20~40살의 나이 차가 나는 연구원들과 소년을 동등하게 대우했다.

임무를 부여 받은 시바는 그때부터 연구소 내 메일 시스템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 종이 기반 메일 시스템을 전자메일로

당시 메일 시스템은 비서들이 타자기를 이용해 메모지 양식에 내용을 입력한 후 모든 사무실을 연결한 관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시바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전자 방식으로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시바는 메모지의 양식을 그대로 컴퓨터 화면에 옮겼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TO, FROM, Subject, Date' 등이다. 그리고 그는 비서들이 메모지에 클립을 이용해 파일을 첨부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파일첨부 기능을 만들었다.

시바는 또 비서들의 책상과 서랍을 유심히 관찰했다. 비서들은 보내기 전의 편지와 전달 받은 편지, 그리고 작성 중인 편지 들을 따로 보관 했다. 그리고 책상 위에는 각 사무실의 주소가 표시된 주소록이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발신함, 수신함, 임시보관함, 주소록 등이다.

시바는 모든 구상을 마치고 프로그램 언어 중 하나인 포트란(FORTRAN)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짰다. 완성된 코드는 5만여줄에 달했다.

작업을 마치고 파일명 저장의 순간 시바는 고민했다. 포트란은 프로그램 특성상 대문자 알파펫 5자로 글자수를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시바의 머리에서 나온 5자의 파일명이 'E', 'M', 'A', 'I', 'L' 바로 이메일(EMAIL)이다.

이 세상에 이메일이라는 이름이 처음 탄생한 순간이었다. 또한 오늘날의 이메일 형태를 갖춘 진정한 이메일의 탄생이었다.

◇ 시바의 'EMAIL' 1982년 8월 30일 美 저작권 얻어

미국 저작권협회가 1982년 8월 30일 발행한 시바의 'EMAIL(이메일)' 저작권 (시바 아야두라이 홈페이지) © News1
미국 저작권협회가 1982년 8월 30일 발행한 시바의 'EMAIL(이메일)' 저작권 (시바 아야두라이 홈페이지) © News1


그 때부터 UMDNJ내에서는 종이 메일이 아닌 전자메일 즉 이메일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시바의 이메일 프로그램은 이미 UMDNJ에 설치된 광대역통신망(WAN)과 근거리통신망 (LAN)에서 실행돼 조직원들이 전자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저작권협회는 음악과 문학작품 정도만을 보호할 뿐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1980년에 이르러 소프트웨어를 보호하도록 법이 개정돼 시바는 1981년 협회에 저작권 신청을 했다.

그리고 1982년 8월 30일 협회는 시바를 최초의 이메일 발명가로 인정해 저작권을 승인했다. 등록번호 TXU-111-775였다. 세상에 '이메일'의 탄생을 알린 순간이었다.  

그 사이 '작은 노벨상'으로 불리는 웨스팅하우스 과학상(Westinghouse Award)도 시바를 최초의 이메일 발명가로 인정하며 상을 수여했다.

◇ 시바가 '진정한 이메일 최초 발명가'인 이유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언론 보도를 보면 하나같이 이메일 발명가를 레이 톰린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들은 1971년 국방부 산하 아르파의 작업에 참여했던 레이가 아르파넷을 이용해 두 기기 사이의 문자 전송에 성공했으며 이것이 이메일의 시작이라고 전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전의 모스 부호와 같은 단문 메시지 전달에 불과한 것으로 최초의 이메일이라고 부르기에는 문제가 있다. 차라리 트위터의 전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물론 그가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 오늘날 이메일 주소에 사용되는 '@'을 처음 사용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거기까지다.  

이 문제는 아르파 측도 인정하는 바다. 아르파의 선임 연구원이었던 데이비드 크로커(David Crocker)는 1977년 12월 랜드(RAND ) 연구소의 세미나 보고서에 "우리는 현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조직간 메일 시스템을 전자메일로 모방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조직 구성원의 컨텍스트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해보인다"고 밝혔다.

시바가 이메일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불과 몇달 전의 언급이었다.

또한 이메일 역사상 대중적으로 알려진 유도라(Eudora) 메일부터 로터스 노츠(Lotus Notes),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Outlook) 등의 메일 프로그램의 출시가 1971년 이후가 아닌 1982년 시바의 저작권 발표 이후 연이어 이뤄졌다는 것 또한 시바가 최초의 이메일 발명가임을 입증한다.

◇ 오랜기간 진실이 가리워진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진실이 가리워진 것에는 시바와 그가 속한 단체가 힘있는 기득권집단이 아니었다는 점과 과거 언론들의 불성실함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TV의 최초 발명가인 필로 판스워즈(Philo Farnsworth)의 예를 들면 쉽게 이해가 된다. 판스워즈는 21세이던 1927년 오늘날의 전자식 TV를 세상에서 가장 먼저 발명했다.

판스워즈가 TV를 개발한 곳은 어느 대형 연구기관이 아닌 자신의 집에 차려진 작은 연구실이었다. 

그러나 판스워즈가 최초의 TV발명가라는 사실이 알려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시 미국의 거대 방송사 RCA는 발명가를 고용해 판스워즈의 연구실에 파견한 후 판스워즈의 아이디어를 얻어 TV를 만들게 했다. 그후 RCA는 TV생산에 성공했으며 이후 TV 생산의 80%를 점유하는 독과점 기업이 됐다. RCA는 자신들이 TV를 만들었다고 세상에 광고했고 판스워즈는 조용히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이후 시간이 흘러 1957년 미국 CBS방송의 퀴즈프로그램을 통해 판스워즈가 진정한 TV발명가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타임지는 1999년 그를 "20세기 가장 중요한 100명'에 선정하기도 했다.

지금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인터넷과 언론 등 미디어들은 기득권 연구단체인 아르파의 작업에 참여했던 레이 톰린슨을 최초의 이메일 발명가라고 밝히고 있다.

또 일부 언론들은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나 주류 언론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비판없이 전해왔다. 조금만 발품을 팔아 조사하면 사실을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50세의 기성 발명가가된 시바는 오늘도 과학자이자 기업인으로 혁신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사실을 바로잡을 때가 됐다. 이메일의 최초 발명가는 당시 14세 소년이던 시바이고 오늘은 바로 그가 만든 이메일이 공식적으로 저작권을 인정받고 세상에 선보인지 32주년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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