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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넘은 소셜커머스, 몸집 커졌지만 '헛장사'

티몬·쿠팡·위메프, 출혈경쟁→수익성 악화 '악순환'

[편집자주]

2010년 한국 최초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가 설립된 후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이 4년이 지났다. 4년간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신들끼리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면서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 News1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티몬을 운영하는 티켓몬스터는 2013년 1148억8400만원으로 전년보다 40.92% 늘었다. 사업 1기였던 2010년 매출액 33억2400만원과 비교하면 4년만에 매출액이 3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업 시작 이후 단 한번도 영업이익을 올리지 못했다. 1기인 2010년 21억원을 시작으로 2011년 577억원, 2012년 817억원으로 영업손실이 꾸준히 늘었다. 그나마 2013년 영업손실이 708억원으로 다소 줄어든 것이 위안거리다.

위메프의 지난해 성적은 더 좋지 않다. 매출액은 785억8200만원으로 전년보다 239.71% 증가했다. 그러나 늘어난 매출액만큼 영업적자폭도 크게 늘었다. 영업손실이 2012년 70억1900만원에서 2013년 360억6900만원으로 413.88% 급증했다. 큰폭의 외형성장만큼 적자폭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위메프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광고선전비가 2012년 38억원에서 2013년 286억원으로, 판매촉진비가 5억원에서 343억원로 크게 늘었다. 외형을 늘리기 위해 광고·마케팅 비용으로만 630억원 정도를 썼다. 즉 출혈경쟁을 위해 비용을 대규모로 투입했고, 이로 인해 적자폭이 커졌다. 팔기는 많이 팔았지만 손해보고 판 헛장사를 한 셈이다.

작년 하반기 주식회사로 전환한 쿠팡은 2013년 감사보고서 제출대상은 아니다. 다만 거래규모를 감안할 때 약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 역시 영업수지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소셜커머스는 불안한 수익구조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소셜커머스는 과도한 방송광고와 판촉마케팅 등을 펼쳤다. 위메프가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서진과 이승기, 김슬기 등을 모델로 선정해 대대적인 매체광고를 펼치자, 티몬이 수지를 모델로 맞대응했다. 이밖에 위메프는 '블랙프라이스데이' 등 많은 판촉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의 사업구조상 마케팅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최근에는 비정상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마케팅 비용이 약 630억원으로 매출액의 80%를 넘는 수준이다. 물론 그 덕에 4개월 연속 방문자 1위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반대 급부로 수익성 악화도 심화됐다.

게다가 소셜커머스 업계는 짝퉁상품 판매, 성인용품이나 과도하게 야한 속옷 판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비스 질 개선이 아닌 무작정 가격을 낮추는 경쟁은 결국 공멸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를 '좋은 상품이 있는 곳'이 아닌 '싼 맛에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시장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상품을 판매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며 "규모 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가격이나 자극적인 마케팅 대신 소싱능력이나 서비스 질 강화, 고객관리 등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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