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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송광용 사퇴' 논란에 靑은 또 '묵묵부답'

[편집자주]

"우리도 몰라요. 기사 보고 처음 알았어요. '(공군) 1호기'에서 나온 얘기 같은데 무슨 일인지 지금 여기서도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지난 토요일(20일) 오후 청와대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 가운데 일부다.

지난 6월 교육문화수석에 발탁된 지 3개월 만에,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미국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당일 송 전 수석의 사퇴 보도가 나오자, 기자들은 그 사정을 알 만한 청와대 인사들에게 바삐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송 전 수석 사표가 수리됐다"는 사실만 확인해줬을 뿐, 그가 '왜 사표를 냈는지' 등에 대해선 "모른다", "알지 못 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22일엔 송 전 수석이 과거 총장으로 재직했던 서울교대의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 사건이 최근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드러나고, 송 전 수석 또한 교육문화수석으로 내정되기에 앞서 경찰로부터 관련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서도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쯤 되면 "진짜 '몰라서'가 아니라,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앞서 송 전 수석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기자들과 식사 약속을 잡으며 '스킨십'에 나서는 등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송 전 수석이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전에도 '알려지지 않은' 사유로 공직에서 물러난 인사들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해왔다. 인수위 시절 한 교수가 갑자기 인수위원에서 사퇴하고, 올해 초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임명됐던 통일부 간부는 며칠 안돼 통일부로 돌아갔을 당시에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이미 직(職)에서 떠난 사람의 신상에 대해선 가타부타 얘기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불문율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부실 검증 등 다른 인사 잡음이 재연될까' 하는 우려에서, 특히 이번엔 '혹여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누를 끼치진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 입을 다물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그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 이유에서 '소통 미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민감한 사안이 터졌을 때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청와대의 대응 태도와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몰라도 나중엔 (진실이) 다 밝혀지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 '나중'이 언제가 될지에 대해선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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