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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과 이해’ 박민우 父子의 성장 스토리

[편집자주]

야구선수를 둔 아버지는 “엄하게 키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야구선수인 아들은 “아버지이자 야구 스승님이시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2014 프로야구 최우수신인선수가 된 NC 박민우 부자의 이야기다.

박민우는 야구선수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하얀 피부와 귀여운 외모로 ‘마산 아이돌’라고 불렸다. 하지만 외적인 모습만으로 인기를 얻지 않았다. 꼼꼼한 수비와 발 빠른 주루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실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박민우는 올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50도루 87득점을 기록하며 당당하게 성적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최우수신인선수로 선정되며 프로선수로서 첫 성공을 경험했다.

18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 컨벤션센터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최우수신인선수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최우수신인선수상을 수상한 NC 박민우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3,600만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K7이 부상으로 주어지고, 최우수신인선수와 각 부문별 타이틀 수상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 퓨처스리그의 각 부문별 타이틀 수상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50만원이 수여된다. 2014.11.1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18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 컨벤션센터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최우수신인선수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최우수신인선수상을 수상한 NC 박민우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3,600만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K7이 부상으로 주어지고, 최우수신인선수와 각 부문별 타이틀 수상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 퓨처스리그의 각 부문별 타이틀 수상 선수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50만원이 수여된다. 2014.11.1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박민우는 18일 시상식에 부모님을 손을 잡고 등장했다. 두 명의 누나 밑에서 곱게 자란 막내아들이 프로 야구선수로서 성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싶었다. 박민우는 수상 소감에서도 “부모님 사랑합니다”라고 아들의 애교 섞인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부모는 잘 커준 아들이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웠다. 평소 박민우의 조언자인 아버지 박현수(44) 씨는 “아들에게 팀플레이를 우선으로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홈런은 못 치게 했다. 타격폼과 스윙이 커질 수 있기에 짧게 휘두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오른손잡이인 박민우가 좌타자가 된 것도 아버지 박현수 씨의 고집이었다. 박현수 씨는 “자기 힘으로 해낸 것이 본인 입장에서는 기쁘다”라며 아들을 기특하게 생각했다.

평소 박민우에게 엄격했다는 박현수 씨는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구단과 지도자가 있기에 난 아들이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들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박민우는 “막내이기에 예의를 중시하면서도 많이 예뻐해주셨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절대 엄하지 않으셨다. 야구를 워낙 좋아하신다. 거의 박사 수준이시기에 기술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며 박현수 씨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박민우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으로 인해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박민우는 “아버지께서 나를 대견하게 여기셨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정말 속상했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췄다.

하지만 박현수 씨는 “그건 팬들에게 죄를 지은 것이다. 이 시련을 이겨내야 진정한 프로선수가 될 수 있다”며 “빨리 잊되 가슴에 응어리를 가져라. 반드시 만회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축 쳐진 아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아버지의 위로를 들은 박민우는 “이번 실수를 담아 두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잊지도 않을 것이다. 다음 기회에는 이를 바탕으로 좋은 플레이를 펼치도록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40여년을 서울에서 터전을 닦았던 아버지 박현수 씨는 야구선수인 아들을 위해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마산으로 내려왔다. 말 그대로 아들에게 ‘올인(All in)’한 것이다. 박민우의 성공 비결은 바로 아버지 박현수 씨의 정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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