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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1년새 빅딜만 14건…이재용의 삼성 새판짜기 속도

[편집자주]

삼성그룹이 화학계열사와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대형 빅딜만 14건을 진행했다. 계열사간 지분 거래를 포함하면 30건에 달한다. 

삼성그룹의 연이은 빅딜은 사업구조재편을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부문을 육성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쪼개고 붙이는 작업을 연이어 진행했다. 

이번 화학부문 매각도 같은맥락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화학 계열사 매각 대금으로 전자 및 의료기기 사업 등 신수종사업을 육성하는 데 활용할 전망이다.

◇삼성그룹, 빅딜만 14건..조단위 거래도 수차례

삼성그룹이 사업재편을 본격화한 것은 2013년 12월부터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당시 삼성에버랜드로 1조원에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형 사업구조재편을 연이어 추진했다. 

삼성SDS와 삼성SNS가 합병하고 에버랜드는 웰스토리를 분사하고 건물관리사업도 에스원에 양도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MLCC 원재료 설비를 양수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과 합병하고 삼성SDI는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인수 합병키로 했다. 

삼성SDS는 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고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꿔 조만간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단위 거래도 수차례 진행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751만주를 미국 코닝에 2조203억원에 매각하는 빅딜도 단행했다. 삼성에버랜드의 패션부문 양수도 1조원을 넘었고 삼성SDS나 삼성에버랜드 상장규도모 조단위에 달한다. 

◇삼성그룹 사업재편..시너지 키우고 리스크 줄이고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은 사업간 연관성이 커 시너지를 키우기 위한 조치가 대부분이다. 삼성SDS와 삼성SNS처럼 사업영역이 비슷한 사업군을 합치고 에버랜드에서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으로 떼낸 것이 대표적이다.

성사가 되진 않았으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도 해양과 육상 플랜트란 성격이 비슷한 비즈니스를 하나로 더하는 작업이었다. 삼성SDI의 제일모직 소재 사업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흡수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보여준 일련의 인수합병은 지배구조 이슈보다 사업시너지를 키우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화학계열사 매각 작업도 지배구조의 하단에 있어 사업 성격에 대한 고민이 매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화학계열 정리..핵심사업 경쟁력 키운다

삼성그룹이 화학계열사를 매각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어볼 수 있다. 

삼성그룹은 화학 부문을 육성하려 했으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보였다. 삼성토탈이 정유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기존 정유업체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찾기 어려웠다. 삼성종합화학과 정밀화학도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삼성테크윈은 방위산업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마진외에 성장동력을 찾기어려운 부문이다. 

삼성 화학계열사들은 다른 계열사들와 사업적 연관성은 크지 않다. 삼성테크윈은 항공기 엔진과 자주포 등 방위 산업 관련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탈레스도 사격통제장비과 지휘통제통신 시스템, 레이더 시스템 등 군수 장비를 생산한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과 석유화학 관련사업을 벌인다. 두 회사의 연관관계는 크지만 다른 계열사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크지 않다. 

삼성그룹이 화학계열사 매각으로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대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관련 대금의 활용처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삼성이 추진키로 한 신수종 사업에 투자 재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이 보유한 유보금이 많아 투자 재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화학계열사 매각 대금은 전자 및 의료 분야 등 신수종 사업 육성에 쓰이게 될 것"이라며 "투자재원 확보라기 보다 사업 구조를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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