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동생 김여정의 직책을 "당 부부장"으로 처음으로 확인했다. 사진 가운데 여성이 김여정. 2014.11.27/뉴스1 © News1 서재준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의 직책이 27일 공식 확인됨에 따라 향후 김여정의 행보가 주목된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김여정의 직책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부부장은 우리 측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높은 직위다.
1987~1989년 생으로 추정되는 김여정의 나이로 봤을 때 '백두혈통'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이는 김여정이 과거 김경희 당 비서 처럼 김 제1비서와 함께 권력 전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임을 시사한다.
김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는 1975년 당 국제부 1과 과장으로 정치행보를 시작, 1976년 김여정과 같은 부부장에 오르며 권력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오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도왔다.
김여정 역시 2011년 김 제1비서의 집권 후 때때로 공개활동에서 모습을 보였으나 북한은 그간 김여정의 직책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여정의 소속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정부는 이날 김여정과 함께 김 제1비서를 수행한 인사들이 모두 선전을 담당하고 있어 김여정 역시 선전선동부 소속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내부적으로 사상관리, 대외 선전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로 출판지도총국과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등 선전매체및 기구를 실질적으로 지휘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맥락에서 김여정이 과거 당 국제부에서 출발했던 김경희보다 훨씬 더 권력 핵심에 근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김여정은 그간 이미 당에서 부부장급, 혹은 제1부부장급 직책을 맡아 김 제1비서의 비서실장 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특히 발목 부상으로 지난 9월부터 40여일간 잠행했던 김 제1비서의 치료 및 복귀의 일정을 김여정이 계획했을 것이라는 설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에서 아주 흐릿한 사진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김여정은 2년여만인 지난 2011년 김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2012년 11월엔 고모 김경희와 함께 말을 타는 영상이 공개되며 향후 김경희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25일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천박물관 현지지도 사진에 포착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모습.(사진 :노동신문) 2014.11.25/뉴스1 © News1 서재준 기자 |
하지만 최근 확인된 김여정의 옷차림과 활발하게 공개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봤을 때 고모 김경희보다 친어머니인 고영희의 모습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여정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실습을 받을 때 첫 직책이었던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맡았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김경희가 당 직책과 무관하게 '백두혈통'으로서 전반적인 통치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김여정 역시 당 직책과 캐릭터가 반드시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편 김여정은 이날 처음으로 수첩과 펜을 손에 쥐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속 김여정은 다른 간부들에 비해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수첩을 꼭 쥐고 있었으나 전과 같이 밝은 모습으로 웃으며 간부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미 당 활동에 익숙한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