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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세계서 기자 66명 피살…수법·의도 잔혹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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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에게 참수 당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 AFP=뉴스1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에게 참수 당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 AFP=뉴스1

올해 동안 전 세계에서 66명의 기자가 피살됐다고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RSF는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에서는 여전히 야만적인 정치적 선전을 목적으로 한 충격적인 살해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에도 66명의 기자가 이런 이유로 살해됐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사망자 수는 분쟁 지역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관계로 지난해 71명 보다는 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피살된 기자 수는 모두 720명으로 늘어났다.

피살자 수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 피랍된 기자 수는 37% 늘어난 119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내전에 발발한 우크라이나와 리비아, 새롭게 등장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이 영향력을 미친 중동 지역에서의 피랍자 수가 급증했다.

국가별 피랍자 수는 우크라이나가 3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리비아가 29명, 시리아가 27명으로 알려졌다. 119명 중 40명은 아직 억류 중이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IS의 참수 피해자 중에는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 등 미국인 기자들이 포함돼 있지만 피랍 기자 중 외신 기자의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RSF는 "피랍자 중 90%는 현지 기자로 외신 기자의 피랍자 비중은 낮았다"며 "시리아 내 무장세력에게 피랍된 22명 중 16명은 시리아 인이며 이라크 내 피랍 기자 8명은 모두 이라크인이다"라고 설명했다.

RSF는 언론인들이 피살이나 피랍 외에도 각국에서 다양한 이유로 탄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는 "몇몇 기자들은 자국 정부로 부터 심각한 처벌을 받았다"며 "올해 유네스코 세계언론자유상을 수상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이프 바다위의 경우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혐의로 지난 9월 징역 10년형과 태형 1000대를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부패를 연이어 보도한 하디자 이스마일로바에 대해서는 "전 동료가 자살하도록 강요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구금된 채 실형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제 아제르바이잔은 유럽 최고의 언론인 감옥이 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각국 정부에 의해 구금 중인 기자 수는 지난해와 같은 178명이다.

중국이 33명으로 가장 많으며 에리트레아가 28명, 이란이 19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1997년 제1회 세계언론자유상 수상자인 중국의 가오 유는 7년 채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독일의 한 방송국에 국가 기밀을 넘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언론인 탄압과 분쟁 등으로 인해 일부 언론인들은 해외로 도피하기도 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는 47명이, 리비아에서는 37명이 올해 고국을 떠났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한 민영 언론사 소속 기자 31명이 정부에 의해 추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취재 중인 기자에 대한 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 견제를 위해 경찰이 언론인 20여명을 체포했으며 베네수엘라에서도 경찰의 폭력이 이어졌다.

RSF는 "기자들에 대한 폭력은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납치 등 그 방법이 치밀해지고 있다"며 "살해의 수법 또한 점차 야만적으로 변하면서 바깥 세계의 소식을 전하려는 기자들에 대한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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