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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보면 압니다'…'스마트 글래스'면 일처리 '척척'

['웨어러블' 기기 시대] ②기업, 웨어러블 기기로 업무 효율성 높인다

[편집자주]

엡손의 스마트 글래스
엡손의 스마트 글래스 "모베리오 BT-200".© News1 2014.05.12/뉴스1 © News1

  
 
#조선소의 정비사 A씨는 쓰고 있던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로 배를 찍으니 눈 앞에 론칭 날짜와 선박 완성까지 남은 기간과 마무리 돼야 하는 부분에 대한 정보가 나타났다. 필요한 부품이 어디에 있는지와 시공 과정까지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택배기사 B씨는 택배 상자를 들어 올려 쳐다보면 스마트 글래스가 박스의 바코드를 인식해 해당 제품이 가야 할 목적지와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양손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일의 효율성이 늘어났다.  
  
#조종사들이 머리에 VR을 쓰고 비상시 비행 훈련을 하고 있다. 실제 사고가 나기 전에는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기 힘들기 때문에 현실감 있는 훈련을 위해 360도 영상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VR을 채택했다.
  
손목시계형의 스마트 워치나 안경형의 스마트 글래스로 웨어러블 시장이 막 열리고 있다. 일각에선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 스마트폰 기능의 일부만을 가져온 보조품이라며, 향후 시장 확대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2014년 5400만대에서 2023년 8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전자기기의 새로운 제품군으로 한때 소수의 '얼리어댑터'들만 사용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대중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업무용 시장에서 필수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 기업들이 저마다 근무 환경에 맞춰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웨어러블 기기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공정 최적화를 비롯해 품질제어 및 실시간 정보 송수신 등에 웨어러블 기기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업체들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고 있는 소비자용(B2C) 제품보다 수익성이 더 좋은 기업용 시장(B2B)에서 승부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스마트 글래스 전문 업체 비죽스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는 스마트 글래스용 애플리케이션(앱)개발에 나섰다. 증강현실을 지원하면서 음성인식을 강화하는 등 손을 쓰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는 '핸즈프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글래스를 쓰고 QR코드나 바코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스캔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재고 수량과 위치 등을 증강현실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도를 바라보면 거리를 계산하고 현재 도로 상황을 파악해 최적의 물류 동선을 알 수 있다. 
   
스마트 기기 제조사 삼성전자도 SAP와 파트너쉽을 맺고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키로 했다. 이들도 B2B에 적절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며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금융, 헬스케어, 유통, 석유화학 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립스의 의료기기 사업부와 IT 솔루션 업체 액센추어도 스마트 글래스를 이용한 원격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환자의 체온이나 맥박, 호흡, 혈압 등을 체크해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과 연결해 의사에게 정보를 보여준다.
 
미국 공군도 구글글래스를 전투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이나 우주에서의 상황을 가정해 실제 상황에 적응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실제 전투 상황에서도 스마트 글래스를 활용해 전장의 상황을 본부에 전달하고 지형이나 정보 등을 전달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야를 가리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항공사에서 VR에서 나오는 360도 영상을 통해 비행 연습을 하는 것도 멀지 않은 일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글래스의 경우, 임직원 상대로 기술 교육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추가 정보를 얻거나 별도의 화면을 겹쳐서 볼 수 있어 교육 인력이 적게 투입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체력 소모 정도 등 사람들의 패턴을 분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임직원들을 웨어러블을 통해 형성된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더 효율적인 동선을 찾고 노동 강도에 대해 알게 된다. 

초기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성능의 중앙처리장치(AP)를 탑재하고도 스마트폰으로 받은 문자나 정보를 손목에서 보는 정도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통신칩을 장착한 웨어러블기기가 등장하면서 웨어러블 기기는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사용자가 처한 환경을 인식한 후 필요로하는 정보를 수신해 바로 보여 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보입력이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음성인식이나 뇌파를 통해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도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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