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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번 바뀐 학교전담경찰관…친분 생길만하니 발령"

학교폭력 예방·수사 경찰관 잦은 인사이동에 전문성도 떨어져

[편집자주]

학교전담경찰관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학교전담경찰관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학교폭력 예방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친분이 있어야 속 깊은 대화도 하고 협력도 하는 거 아닙니까."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학교전담경찰관(SPO)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 토론회'에서 SPO의 잦은 인사이동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SPO(School Police Officer)는 학생과 교권, 시설을 보호하고 학교폭력을 예방·수사하는 경찰관을 말한다. 2013년 2월 학교폭력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자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하나로 도입했다. 현재 SPO 한 명이 평균 10개 학교를 담당한다.

서울 중구의 모 고등학교 생활지도부장은 "생활지도부장으로서 지난해 SPO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친분이 생길만하니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 관계가 끊겼다"며 "지난 한 해 동안만 SPO가 3번이나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데 있어 교사와 SPO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인사이동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정제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도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인사이동이 잦다 보니 SPO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며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한곳에 오래 정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SPO로 일하고 있는 한 경찰관은 "너무 많은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예전에는 혼자서 학교 8개를 담당했는데 지금은 14개를 담당하고 있다"며 "담당 학교 수를 줄여야 학교 폭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SPO를 '사법전담 교사'로 지정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고광삼 경신중학교 교사는 "2012년 이후 '학폭법(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강화되면서 교사는 학생을 체벌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다"며 전문성을 지닌 SPO를 '사법전담 교사'로 지정해 교사의 역할과 구분하자고 제의했다.

고 교사는 "선생님은 학생들이 더 나은 인격체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강화된 학폭법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선생님은 소극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은 SPO 1인당 담당 학교 수(5개 목표)를 줄일 수 있도록 인력을 증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SPO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계 행정 업무를 독립하는 한편 학교폭력 관련 다양한 정보가 공유·관리될 수 있도록 종합정보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구은수 서울청장을 비롯해 SPO와 생활지도교사 등 관계자 약 4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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