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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버려지는 '또 다른 가족들'…유기동물 한해 10만 마리

각종 문제 발생해 대책 마련 시급…'동물등록제' 전국 시행 1년 실효성 논란 여전

[편집자주]

서울 동대문구 동물사랑실천협회 답십리센터에 버려진 유기견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동대문구 동물사랑실천협회 답십리센터에 버려진 유기견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또 다른 '가족들'이 버려지고 있다.

애완동물은 이제 단순히 키우는 존재가 아니라,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 '가족' 같은 존재다. 때문에 '애완'의 개념을 뛰어 넘어 이젠 '반려'의 지위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버려지는 동물의 수를 보면 '반려동물'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15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한해 10만 마리 가량의 동물들이 거리에 버려져 이로 인해 각종 문제와 사회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지난해 발견된 유기동물은 개 6644마리, 고양이 2618마리, 기타 291마리 등 총 9553마리였다.

이 가운데 2171마리는 원래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고, 2478마리는 새주인을 찾았다. 그러나 1320마리는 자연사했고, 3062마리는 안락사로 삶을 마감했다.

서울시 유기동물은 2010년 1만8624마리, 2011년 1만5229마리, 2012년 1만3556마리, 2013년 1만1395마리 등 매년 1만 마리 가량 된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동물등록제'를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3개월령 이상의 개를 소유한 사람은 반드시 전국 시·군·구청에 인적사항과 함께 반려견의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이를 어길시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현재는 개만 해당이 되지만 향후 고양이나 기타 다른 반려동물로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처럼 버려지는 동물을 줄이기 위한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도는 겉돌고 있고 버려지는 동물 수 역시 여전한 게 사실이다.

지난달 현재 동물등록률은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수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 동물등록률이 40%대 수준인 반면, 용인시는 1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지자체의 등록률이 100%를 넘어선 이유는 추정했던 등록대상 수보다 훨씬 많은 동물들이 등록됐기 때문이다.

동물등록 위반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의 경우 10여차례 경고건수만 있을 뿐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없다. 부산, 대구, 인천 등 다른 지자체도 단속 실적이 전무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내년부터 현행 내장형과 외장형, 인식표 등으로 운영되고 있는 등록방법을 내장형으로 일원화하고, 동물병원 진료기록부에 등록번호 기재를 의무화 하는 등 동물등록제 강화를 통해 유기동물문제를 해결 할 계획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현재 동물등록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고양이 유기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 해에 유기된 고양이 수는 3만 9000여 마리다. 이는 전체 사육되는 고양이 수인 116만마리 가운데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개가 유기되는 비중인 1.4%보다 높은 수치다.

사람에게 버림받고 들개가 된 유기견들, 도심 주택가 곳곳에 나타나 쓰레기를 뒤지거나 '로드 킬' 당하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물등록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동물등록제가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제도라고 말한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유기동물 가운데는 보호자가 키우던 반려동물을 의도적으로 버린 경우도 있지만 실수로 잃어버린 경우도 포함돼 있다"며 "과태료 대상임에도 아직 전국 등록률이 50%를 넘지 않는 것은 상당히 낮은 수치로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예산을 좀 더 늘리고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희진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관리국장은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유기동물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상태"라며 "버림 받은 동물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 보다 큰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는 만큼 반려동물들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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