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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룬디 반정시위대, 청년 산채 화형…'타이어 넥레이싱'

후투-투치 '르완다 대학살' 재연 우려

[편집자주]

©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2주째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부룬디 시위대가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을 산채로 화형시키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장의 목격자는 이날 수도 부줌부라 냐카비가 지구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이 남성의 목에 타이어를 두른 뒤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타이어를 목걸이처럼 두른다하여 '넥레이싱'으로 불리는 화형 수법이다.

이 목격자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는 피해자가 집권 여당 '민주수호국가평의회-민주수호군(CNDD-FDD)'의 청년조직 '임보네라쿠레' 대원이라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룬디 시위대는 최근 '임보네라쿠레'가 시위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제르베 아바예호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사건에 대해 "현 상황이 악화해 사람들이 대낮에 거리에서 살해되던 과거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부 아프리카 부룬디에서는 3선 도전을 선언한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결정에 반발한 반정부 세력이 2주째 유혈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3번째 출마가 헌법과 후투족-소수 종파 투치족간 내전을 종식시킨 평화협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부룬디 헌법에는 대통령이 5년 임기를 최대 두 번만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부룬디 최대 부족인 후투족 반군 지도자 출신인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2005년 국회의원들에 의해 대통령으로 처음 선출된 뒤 2010년 재선됐다.

부룬디 헌법재판소는 5일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첫 임기가 직접선거가 아닌 국회의원들에 의해 결정된만큼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었다.

반발이 커지자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이번에 당선되면 더 이상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논란은 사드라들지 않고 있다.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은 7일 "사태가 개선될 때까지 6월26일로 예정된 대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룬디 내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1994년 이웃국가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 간 발생한 비극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룬디와 마찬가지로 후투족, 투치족이 다수민족인 르완다에서는 1994년 발생한 참담한 부족간 인종학살로 8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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