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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 콘서트서 로켓캔디 터뜨린 10대에 ‘집유 2년'·보호관찰형

재판부 "과도한 정치적 편향성 개선 여지 있고 재범 가능성 적다 판단돼"

[편집자주]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전북 익산시 익산경찰서 회의실에서 경찰이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에서 유해화학물질 투척 범행에 사용된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 News1 김대웅 기자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전북 익산시 익산경찰서 회의실에서 경찰이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에서 유해화학물질 투척 범행에 사용된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 News1 김대웅 기자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제2형사부(재판장 이근영)는 14일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전북 익산 토크 콘서트장에서 ‘로켓캔디’를 터뜨린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상 집단‧흉기 등 상해 등)로 기소된 오모(18)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위험성과 사회적 파장에 비춰볼 때 자숙함이 마땅하지만 피고인은 풀려난 후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에 게시물을 게시해 또 다시 피해자 등의 분노를 산 점, 범행의 경위와 과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만 상해의 미필적 고의는 인정되지만 처음부터 상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해정도가 그리 중하지 않은 점, 곽성준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이 청소년인 피고인의 장래를 염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또 피고인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부모의 피고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 등에 비춰보면 과도한 정치적 편향성의 개선 여지가 있어 재범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돼 집행유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친 뒤 오군에게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데 한쪽으로 치우쳐 과도하게 집착하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앞으로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잘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군은 재판 직후 기자들에게 “그동안 정치성향이 상당히 많이 치우쳐 있었던 것 같다”며 “항소는 하지 않을 생각으로 판결이 확정되면 군대에 가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황선‧신은미 토크콘서트장에서 오모(18)군이 터뜨린 이른바 ‘로켓캔디’로 부상을 입은 곽성준(38)씨가 14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오군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된 직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곽씨는
황선‧신은미 토크콘서트장에서 오모(18)군이 터뜨린 이른바 ‘로켓캔디’로 부상을 입은 곽성준(38)씨가 14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오군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된 직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곽씨는 "오늘 판결이 이번 사건과 같은 끔찍한 테러사건을 예방, 근절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News1 박효익 기자
피해자 곽성준(38)씨는 “사건 처음부터 지금까지 ‘테러는 뿌리뽑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오늘 판결이 이번 사건과 같은 끔찍한 테러사건을 예방, 근절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곽씨는 형사재판과 별도로 오군을 상대로 민사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 측은 “피고인은 다수의 인명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을 던졌으며, 특히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등에 비춰 엄벌할 필요가 있다. 다만 초범이고 소년인 점, 반성하는 점을 감안했다”며 오군에 대해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6월을 구형한 바 있다.

오군은 지난해 12월10일 저녁 8시30분께 신씨와 황 전 부대변인의 토크문화콘서트가 열린 전북 익산시 신동 신동성당 강당에서 손수 제조한 이른 바 ‘로켓캔디’를 터뜨려 청중 2명에게 각 1도 화상을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오군은 이날 신동성당에 불법 침입해(주거침입) 집기를 훼손하고(특수손괴), 불법으로 화약류를 제조, 화학물질을 소지한(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오군은 범행 당일 화학약품으로 제조한 이른바 로켓캔디에 적인, 황을 섞은 점화제를 혼합한 후 불을 붙여 연단 쪽으로 걸어가던 중 한 청중의 제지로 넘어지면서 냄비를 엎었다. 직후 냄비 안에 있던 물건들에 불이 붙어 관객들이 화상을 입고, 성당 내부 집기 등이 파손됐다.

오군은 범행 5개월 전 불꽃놀이를 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한 화학약품을 보관하고 있던 중 익산에서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군은 당초 구속 상태로 전주지법 소년부에 송치됐으나, 법원의 위탁결정 취소 결정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되면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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