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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밥쌀 수입 저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2015.7.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정부가 밥을 짓는 데 쓰이는 밥쌀용 쌀 수입을 다시 추진한 것을 두고 농민들이 '말 바꾸기 정책'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11월 10만명이 모이는 정권 규탄 농민대회도 예고했다.
전국에서 모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회원 800여명(경찰·주최 측 추산)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밥쌀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던 정부가 약속을 뒤집고 쌀 수입을 재추진해 농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부터 수입쌀에 관세율 513%를 도입해 밥쌀용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졌다.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5월에 이어 지난 23일 또 한차례 밥쌀용 쌀 수입 계획을 밝혔다. 농식품부는 수입업체를 선정하는 입찰 공고를 거쳐 밥쌀용 쌀 3만톤을 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농민들은 "국내 쌀값 폭락과 쌀 재고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밥쌀 수입을 강행하는 것은 명분도 국익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밥쌀 수입 의무조항이 사라졌는데도 정부는 쌀 수입을 재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쌀을 관세화하면서 어떤 FTA(자유무역협정)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도 쌀은 제외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경식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식량 주권과 논이 가진 생태환경 보존 역할을 고려했을 때 쌀을 지키는 것은 민족과 국가를 지키는 것"이라며 쌀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장명진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쌀 수입이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는 길"이라며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판매한 쌀의 85%가 밥쌀용 쌀이었던 만큼 미국산 쌀을 수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서울역에서 집회를 끝낸 이들은 한국은행 사거리와 서울시청을 거쳐 정부서울청사까지 벼(나락)를 손에 들고 행진했다.
이들은 청사 앞에서 미국산 칼로스 쌀 포대를 앞에 두고 망치로 내려치며 정부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9개 중대, 72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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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대회에 참가자들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밥쌀 수입 중단 촉구하며 미국산 쌀포대를 망치로 내리치는 등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5.7.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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