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기획] 대한민국 미래, 대학이 연다 <아주대학교>

'제2의 창학 선언' 재도약 꿈꾸는 아주대 - ⑤노벨상 향해 달린다

[편집자주]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정보화사회가 도래함으로써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 면에서도 어제의 1위가 내일 꼴찌로 추락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은 미래를 이끌 인재양성에 달렸다. 대학은 미래 성장동력 기반이란 점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기울여 투자해야 할 분야다. 대학도 이런 사회변화에 맞춰 일제히 특색학과 육성에 나서는 등 경쟁력 확보에 몸부림치고 있다. 뉴스1은 ‘21세기 대한민국 미래, 대학이 연다’ 기획취재를 통해 지역에 소재했지만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대학들을 소개한다. 또 대학을 이끄는 총장과 교수, 학생들을 만나 대학의 미래와 대학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⑤노벨상 향해 달린다 - 최상돈 교수

'몸'이 궁금했던 최 교수, DNA염기서열 지도화로 맞춤치료의 길 열어

메르스 막을 치료제 개발중…저서 '유전자 백과사전' 2판 출간 계획도


최상돈 아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 News1
최상돈 아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 News1
"인류의 삶은 바이러스와의 투쟁입니다."

    

7월의 화창한 어느 날, 아주대 원천관에서 만난 최상돈(57) 아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인터뷰를 위해 찾은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2006년부터 생명과학과의 주춧돌 역할을 맡고 있는 최 교수는 궁금증이 많은 성격으로 교내에서 해리포터 교수로 통한다.

    

최 교수는 "학창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며 "그 중에서도 오직 내 몸을 연구하고 싶어 1992년 연세대 대학원 재학 당시 이미 생명과학에 인생을 걸기로 마음먹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 최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20여년간 유전학(DNA)을 연구하며 달 착륙 이후 인류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2011년 휴먼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 인간의 DNA염기서열을 밝히는데 공헌했다. 개인의 염기서열(DNA)을 해독해 지도화 함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유전병이나 질병 위험요소 등을 미리 찾아내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맞춤치료의 길을 연 것이다.

    

그리고 한국 과학계를 위한 일을 하고 싶어 2006년 귀국, 아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최근 10여년 전부터 선천면역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며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침입 시 어떻게 반응하는지와 치료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요즘 그가 가장 공을 들여 연구하고 있는 감염병이다.

    

최 교수는 메르스에 대해 "선천면역으로는 막을 수 없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치료제를 통한 항체를 만들어 2차 면역 체계를 만들면 감기처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의 포인트는 우리 몸속에 침입한 메르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인체조직의 활동을 돕는 약물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상돈 아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 News1
최상돈 아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 News1
그는 "현재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승인된 약물 18개를 통해 메르스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데 약 50%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며 들뜬 소년처럼 말했다.

    

인터뷰 도중 최 교수의 독특한 습관을 발견했다. 연구실 한 켠 선반 위에 놓인 모니터 앞에 의자 없이 서서 일을 하는 것이 그의 특징. 그는 운동할 시간이 없어 컴퓨터 작업은 서서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 교수는 2017년 유전자 백과사전 2판을 펴내기 위한 준비 작업도 착수했다.

    

앞서 최 교수는 2012년 유전자 백과사전을 출간, 우리 몸에 있는 2만3000여개의 유전자 중 생명현상 유지에 관여된 유전자 4000여개를 책에 담았다.

    

백과사전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던 유전자 명칭의 통합·정리, 유전자가 발견된 역사적 배경과 단백질의 메커니즘, 질병과 연계된 기능적 설명, 미래 연구를 위한 전망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최 교수는 "신호전달(G-프로테인) 연구과정에서 각각의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나와 있지도 않을뿐더러 나와 있어도 신뢰할 수 없어 직접 집필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이 책은 의학, 약학, 생명과학 업계의 지침서로 통한다.

    

2017년 출간될 2판에는 1판에 담지 못한 유전자를 추가해 7000~8000개의 유전자 정보를 실을 계획이다.

    

최 교수는 끝으로 "우리 몸에 수시로 드나드는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연구도 수반돼야 한다"며 "훗날 연구 분야에서 만큼은 과학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아주대학교는

아주대학교는 한국과 프랑스 양국이 맺은 '한·불 기술 초급대학 설립에 관한 협정'을 계기로 1973년 '아주공업초급대학'으로 설립됐다.

    

2015년 현재 15개 대학원, 11개 단과대학, 1개 특수학부로 구성돼 있다. 4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한 아주대는 '잘 가르치는 대학', '연구 잘하는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끊임없는 화두를 대학사회에 제시하며 개혁에 앞장서온 아주대는 올해 '제2의 창학'을 선언,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다.

    

[특별취재팀] 진현권·김평석·송용환·이윤희·최대호·조정훈·권혁민 기자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