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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나우' 이길까…인공지능 전문가 4배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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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디어 초청 행사의 초대장. '시리, 우리에게 힌트를 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News1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디어 초청 행사의 초대장. '시리, 우리에게 힌트를 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News1


애플이 구글의 개인비서 서비스 '구글 나우'에 맞서기 위해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를 최근 몇년간 대거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애플의 엄격한 내부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개인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관련 직원 수를 약 3~4배 증원했다. 최근에는 최소 86여명에 달하는 '머신 러닝' 전문가를 모집하기 위한 구인광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머신 러닝은 기계가 스스로 자료를 분석,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이다.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고, 명령을 내리기 전에 필요한 자료를 넘기는 개인비서 서비스는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애플이 시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구글의 개인비서 서비스 '구글 나우'에 대적하기 위해서다. 시리는 사용자가 질문하는 것을 단순 검색해 알려주는 반면, 구글 나우는 사용자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 알아서 관련 정보를 보여준다. 사용자의 웹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크롬 검색어 기록, 사진 등 개인정보를 추출해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것이다. 애플은 앞서 차세대 운영체제(OS) iOS9에 탑재되는 시리에 인공지능을 더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방침이 시리 개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머신 러닝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가 필요한데, 애플은 타사보다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지도 서비스 '애플맵'의 경우 사용자의 검색 정보를 최대 15분 동안만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는 애플이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대량의 사용자 정보가 아닌, 아이폰 사용자가 시리를 검색할 때 발생하는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기술을 개발한다는 의미다. 머신 러닝 스타트업 다토의 창업자인 조셉 곤잘레스는 "애플은 또다른 세계의 지식(without knowledge of the rest of the world)에 접근하지 않은 채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접근은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행사에서 애플의 향후 인공지능 전략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오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디어 초청 행사를 열고 차세대 아이폰과 애플TV 등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번 행사 초대장에는 '시리, 우리에게 힌트를 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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