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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먹었다고 린치…인도 무슬림 1명 사망·1명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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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돌보는 인도 주민.© AFP=뉴스1
소 돌보는 인도 주민.© AFP=뉴스1


인도에서 소고기를 먹었다는 의심을 산 무슬림 가족이 주민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8일 밤 뉴델리에서 35㎞ 떨어진 다드리에서 일어났다.

키란 S. 다드리 경찰서장은 "사건 당일 100여명의 주민들이 피해자들을 집 밖으로 이끌어내서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피해자 2명 보두 심각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아버지인 모함마드 아클라크(50)는 숨졌으며 22세인 아들은 중상을 입고 집중 치료실에 입원한 상태다.

아클라크 가족이 소고기를 먹었다는 내용의 소문은 마을 내에 위치한 한 힌두교 사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키란 서장은 "사원에서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아클라크의 집으로 몰려가서 이유도 묻지 않은 채 이들을 끌어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는 힌두교도가 다수인 인도에서는 소고기 섭취를 법률로 금하는 지역들이 많다.

국수주의적 성격이 짙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 부임 후에는 지난 3월 소고기를 먹는 것 뿐 아니라 가공하는 것조차도 불법으로 규정한 중부의 마하라슈트라주(州)와 같이 규제를 강화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건 중 상당수는 증거 없이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만 들은 채 보복에 나서는 사람들이 폭행을 일으키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아클라크의 딸인 사지다는 "사람들은 우리가 소고기를 가지고 있다며 문을 무수고 아버지와 오빠를 끌어낸 후 벽돌 등으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냉장고에는 양고기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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