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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거면 이산상봉 왜 하냐"…짧은 만남에 눈물

北가족 2시간 개별상봉에 테이블 두드리며 격한 감정…"귤 처음 먹어본다" 반응도

[편집자주]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을 마친 이은복 할머니 가족들이 북측에서 온 오빠 리수원 할아버지에게 받은 선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10.21/뉴스1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을 마친 이은복 할머니 가족들이 북측에서 온 오빠 리수원 할아버지에게 받은 선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10.21/뉴스1


21일 금강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에서는 북측 가족들의 과거와 다른 '자유로운' 행동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남측의 조카 이민희씨(54)를 만난 북측 삼촌 도흥규씨(85)는 전날인 20일 첫 단체상봉이 끝날 때 쯤 "이럴거면 왜 상봉을 하느냐"며 테이블을 두드리는 등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첫 두 시간의 상봉으로 모든 상봉이 끝난 것으로 순간 착각해 서운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흥규씨는 민희씨를 비롯한 남측 가족들이 "계속 또 볼거에요"라고 몇번을 설득한 끝에야 "이따가 꼭 와"라며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를 통한 지속적인 만남에 대한 희망은 남북 가족들 모두 공통적으로 드러냈다.

21일 진행된 공동중식에서 남측의 사촌동생 김혜미자씨(76)를 만난 북측의 김태숙씨(81)는 혜미자씨와 동행한 증조카 재홍씨에게 연신 "필요한거 있으면 다음 상봉에 가져다 줄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북측의 친형 김주성씨(85)를 만난 남측 동생 김주철씨(83) 가족은 전날 두번의 상봉행사에도 불구하고 이날 중식 상봉에서도 연신 눈물을 흘리며 대화를 나눠 주변을 안타깝게했다.

동생 주철씨는 주성씨의 북측 딸 성희씨에게 "아버지 잘 모셔야 한다, 그래야 다시 본다"고 당부했고 성희씨 역시 눈물을 흘리며 "삼촌도 건강하셔야 다시 만난다, 꼭 다시 만자자"고 말했다.

북측 가족들 중 일부는 우리측에서 제공된 음식을 보며 "처음 본다"고 신기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제공된 무화과와 귤을 보며 "처음 먹어본다"는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일부는 귤 껍질을 까지 않고 먹으려는 모습을 보여 남측 가족들이 귤을 까주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행사장에 배치된 북측 안내원들은 남측 취재진에 "남측 음식은 자연의 맛이 아니라 입에 안맞았다"며 북측 음식을 자랑했다.

한 안내원은 메뉴판에 적힌 '은정차'라는 이름의 차에 대해 "원래는 녹차인데 원수님(김정일)께서 은혜로 돌려주셔서 은정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 남측에서도 유명한 '배향단물(배맛 주스)'에 대해서도 "북측은 북측에서 나는 고유의 맛으로 대접한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날 총 3차례, 6시간의 상봉행사는 2번째 공동중식까지 별다른 사고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북측 가족이 전날 만찬 도중 갑자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으나 이날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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