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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어뢰공장 강제징용 희생자 첫 합동추모제

“부산항 문현동 부지 아래 뭍힌 강제징용 희생자 980여구 유해 진상조사 해야”

[편집자주]

27일 오전 부산 남구 문현동 일원에서 열린 ‘제1회 부산항 강제징용 노동자 희생자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추모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무자들이 부산항 일대 지하 어뢰공장에서 강제 노역하다가 숨진 1000여명의 넋을 위로하고 유해 발굴 작업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5.10.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7일 오전 부산 남구 문현동 일원에서 열린 ‘제1회 부산항 강제징용 노동자 희생자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추모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무자들이 부산항 일대 지하 어뢰공장에서 강제 노역하다가 숨진 1000여명의 넋을 위로하고 유해 발굴 작업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5.10.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7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강제 징용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는 추모 위령제가 열렸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 유족회 중앙회가 위령제를 마련한 장소는 부산시 남구 문현동 1174-3번지 일대로 1900년대 초 일본군이 어뢰를 만드는 공장이 있었던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다. 

최용상 아시아태평양 전쟁희생자 한국 유족회 대표는 "1945년 5월 중순께 태평양 전쟁의 패색이 짙던 일본군이 어뢰공장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3교대로 근무하던 강제징용 노동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참수한 정황들이 있다"며  "이 부지 반경 100m 지하에는 980여구의 유해들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70년 동안 소문만 무성했으나 지난 2003년~2005년 사이 동굴 밑으로 들어가 유골 980여구를 직접 확인했다는 스쿠버 다이버의 증언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추모 위령제를 시작으로 올 해 안에 유해발굴 작업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고 위령제 취지를 밝혔다.  

추모 위령제는 유족회 및 관계자 100여명의 강제징용자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 명상을 가진 뒤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 공연으로 이어졌다. 

새하얀 고깔과 장삼을 입은 청광예술단 수련(58) 원장은 양손에 바라를 들고 빠른 동작으로 앞 뒤로 몸을 움직이면서 나쁜 기운을 없애고 마음을 정화하는 의미를 담은 바라춤을 시작했다. 이어 맺힌 한을 풀어주는 살풀이와 넋을 달래는 지전무가 30여분간 진행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추모문을 통해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인해 억울하게 희생된 수 많은 영령들 앞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고 전했고 이해동 부산시의회 의장도 "해방의 환희를 만끽하지도 못한 채 차가운 지하 속에 잠들어 있는 한국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영령 앞에 진심어린 추모를 올린다"며 추도사로 대신했다. 


위령제에 참석한 고계출 부산유족회 회장과 강병관 경남유족회 회장 등은 추도사를 통해 "다 자란 아들을 잃고 피맺힌 부모들의 마음을 어찌 다 풀수 있겠냐"며 "아직 찾지 못한 비탄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부산항 어뢰공장 지역을 보존하고 발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광예술단 수련(58)원장은 "춤 한 동작이 이어질 때마다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고 한을 풀어준다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춤을 췄다"며 "이 영혼들이 우리들로 인해 극락왕생하하고 한을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관계 기관에서는 '대량 학살'을 입증할 자료나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진상조사나 재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회는 어뢰공장 강제징용 희생자들이 뭍힌 것으로 추정되는 일대 부지 반경 100m를 시추하기 위해 주민들과 해당 부지를 소유한 기업들의 동의를 얻어 올 해 말까지 유해 발굴 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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