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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이사장 "정주영 회장은 평생 부유한 노동자로 살았다"

[편집자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0주년 기념 사진전을 찾아 전시된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0주년 기념 사진전을 찾아 전시된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젊은시절 아버님은 거친 막노동으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했다. 평생을 부유한 노동자로 여기며 소탈해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한국 경제와 현대그룹의 기틀을 닦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인을 기리는 범현대가 인사와 정관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산 정주영 기념사업회는 2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행사장엔 범현대가 인사들과 학계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다.

500여명이 들어설 좌석을 마련했지만 좌석이 없어 통로에 서서 심포지엄을 듣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심포지엄 시작에 앞서 열린 정 명예회장의 사진전에도 그의 젊은 시절 모습과 활발했던 현장경영을 되새기는 관계자들로 행사장이 가득 찼다. 

이날 현장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계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다. 현 회장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인사말을 맡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걸 조심스러워 하신 아버님이 자신에 대한 학술총서를 낸다고 들었다면 쑥스러워 하셨을 것 같다"며 "그 동안 아버님의 업적에 대한 학술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 자리가 앞으로의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정 이사장은 정 명예회장의 젊었을 적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며 잠시 추억에 빠지기도 했다. 10여장이 넘는 사진들은 정 명예회장의 어렸을 적 사진과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 직후의 가족사진들이 주를 이뤘다.

정몽준 이사장은 정 명예회장 젊은 시절 사진을 소개하며 하나하나 일화를 전했다. 정 이사장은 정 명예회장이 소싯적 7남매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장 아꼈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이북 분이었던 아버님은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며 "아버님의 젊었을 때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이 서울 장충동에 터를 잡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을 당시 본인과 함께 찍은 사진도 선보였다. 정 이사장은 "아버님은 거친 막노동을 통해 단련된 근육질 몸매를 늘 자랑하셨다"며 "언제나 자신을 부유한 노동자 정도로 생각하실 정도로 소탈하셨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날 심포지엄 시작 시간인 오후 두시보다 30분 일찍 행사장에 나타난 정몽준 이사장은 뒤이어 들어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반갑게 맞이하며 인사말을 나누기도 했다. 정의선 부회장에 커피를 권한 정몽준 이사장은 이날 심포지엄을 주관한 아산재단의 수장으로, 호스트격으로 행사장을 찾은 인사들을 맞았다.

하지만 이날 범현대가의 '맏형'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참석하지 않아 의아함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중 메인행사격인 24일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심포지엄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오늘 심포지엄은 정 명예회장의 살아온 지난 100년의 역사가 어떻게 지금을 만들었나를 조명하기 위한 자리"라며 "아산이 일군 업적을 학술적으로 조명하고 우리의 공동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축사에 이어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 정진홍 아산리더십연구원 원장의 진행을 통해 '얼과 꿈', '사랑과 삶', '살림과 일', '나라와 훗날'까지 4개의 주제로 아산의 성과와 가치관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발표는 이날 발간된 아산의 업적과 성취를 심도 깊게 연구해 4권으로 구성한 '아산 연구총서'를 중심으로 20여명의 경영 인문학 분야 교수들이 아산의 리더십과 철학을 미래에 계승하기 위해 '아산, 그 새로운 울림 : 미래를 위한 성찰'을 주제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0주년 기념 사진전에도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전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현장 경영의 발자취가 담긴 사진과 가족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소탈한 개인적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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