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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해야 하는데…" KT '와이파이콜' 애물단지로 전락

가입자 급감으로 폐지 결정해놓고 극소수 이용자 동의 못얻어 '끙끙'

[편집자주]

KT가 2011년 출시했던 와이파이망을 이용한 통화 서비스 '올레와이파이콜' © News1
KT가 2011년 출시했던 와이파이망을 이용한 통화 서비스 '올레와이파이콜' © News1


KT가 4년전 내놨던 '올레와이파이콜' 서비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입자가 급감해 2013년 서비스 폐지를 결정했지만, 이용자 전원에게서 동의받아야 폐지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2011년 10월말 출시된 '올레와이파이콜'은 와이파이(WiFi)망을 이용해 통화하는 일종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다. 상대방 전화가 070 가상번호가 부여돼 통화할 수 있는 일반 인터넷전화와 달리, 와이파이콜은 가상번호없이 일반 이동전화처럼 통화할 수 있다. 그래서 발신자 번호도 표시된다.

당시 KT는 "통화량이 많은 고객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와이파이콜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만에 이용자가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초반에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올레와이파이콜' 이용자는 급감했다. 특히 올해 유무선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나오면서 '와이파이콜'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굳이 통화비를 아끼기 위해 와이파이콜에 가입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KT는 내년초 '와이파이콜' 서비스 폐지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태다. 10일 KT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 이용자는 극소수"라며 "내부적으로 꽤 오래전부터 상품 정리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폐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2월 가입만 해놓고 실제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단에 대한 안내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폐지를 위해선 가입자 전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KT 관계자는 "내년초에도 이용자 동의를 받지 못하면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폐지를 결정한 마당에 극소수 이용자들을 위해 유지비용을 계속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래부는 이용자 동의없는 상품 폐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서비스를 없애려면 남아있는 가입자가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극소수라고 해도 가입자 동의를 받지 않는 이상 강제로 폐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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