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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돈 된다는 것' 보여준다"

문화창조벤처단지 18일 스타트업 입주 시작…임대료 등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지원
문화창조아카데미 내년 3월 개강…기술과 문화 결합한 문화콘텐츠 융복합인재 양성
2017년까지 K컬처밸리 등 문화생태계 구축 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성 완료 예정

[편집자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에 조성하는 문화창조벤처단지의 마무리 공사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문화시설 및 업체 입주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15.12.11/뉴스1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에 조성하는 문화창조벤처단지의 마무리 공사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문화시설 및 업체 입주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15.12.11/뉴스1

# 영국의 명문 옥스포드대의 출판부 전자책 공식 플랫폼인 'OLB'(Oxford Learner’s Bookshelf).  전 세계 10만여명의 학생들이 학습을 위해 이용하는 OLB는 한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들었다. 바로 '아이포트폴리오'라는 곳이다. 이 회사는 또 여행콘텐츠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능을 탑재한 플랫폼 '트래벌룬'으로 애플이 선정하는 '베스트앱'에 뽑히기도 했다.

# 생활공간의 일부를 공유하는 주거 형태를 '쉐어 하우스'라고 한다. 스타트업 '도빗'은 같은 이름의 노하우 공유 서비스를 만들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정구독자 85만명을 확보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특정 분야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나 일반인을 섭외해 검증을 거친 영상, 이미지, 웹툰, 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생활, 뷰티, 헬스, 푸드, 여행 등 폭 넓은 카테고리를 다루면서 인기를 얻었다.

아이포트폴리오와 도빗 같은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인적·물적 한계로 인해 생산한 콘텐츠를 보다 구체적으로 사업화하고 글로벌 고객을 확보해 시장을 확대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들의 이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섰다. 바로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되는 '문화창조벤처단지'(cel벤처단지)를 통해서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들어서는 문화창조벤처단지의 외관. © News1

문화창조벤처단지에는 18일부터 시작해 올해 연말까지 기술력과 가능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93개의 스타트업이 단독으로 쓰는 '독립공간'과 여러 회사가 함께 쓰는 '열린공간' 등에 입주를 완료한다.

입주 스타트업은 ▲기획·제작 ▲기술 ▲플랫폼·유통 ▲차세대 융복합콘텐츠 ▲창조관광 등 문화관광콘텐츠 분야의 전 영역에 걸쳐 고루 분포돼 있다. 이들은 문화창조벤처단지를 통해 사무실 비용에서부터 콘텐츠 제작지원, 투·융자와 시장 개척 등에서 그야말로 '원스톱 종합 지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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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조벤처단지 통해 국가 차원의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사업화 지원

물론 이전에도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은 있었다. 바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경기 성남, 인천, 부산, 대구 등에서 운영하는 콘텐츠코리아랩(CKL)이다.

그렇다면 문화창조벤처단지는 기존 CKL와는 어떤 점이 다른 걸까.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지원 규모 자체부터가 다르다"며 "CKL은 문체부 부처 차원에서 운영한 기관인데 반해, 문화창조벤처단지는 범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CKL 역시 콘텐츠 스타트업의 기획과 사업화를 일부 지원하긴 했지만 문화콘텐츠의 소비, 제품화, 세계화 등 사업화의 뒷단계로 가는 데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며 "문화창조벤처단지를 통해 문화·관광·콘텐츠 분야에서도 제작에서 자금조달, 수출까지 전 단계를 범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게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즉, 융복합 문화콘텐츠 육성과 한류기반 창조관광 등이 융합되는 사업화에 특화된 지원단지라는 것이다.
벤처단지 독립공간의 이미지. 사진제공-콘텐츠진흥원  © News1
벤처단지 독립공간의 이미지. 사진제공-콘텐츠진흥원  © News1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 스타트업이 받게 될 지원 혜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문화창조벤처단지의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진흥담당 김영철 부원장은 "42개 ‘독립공간’ 입주기업에게는 2년간 임대료 전액과 관리비의 50%가 지원된다"며 "이후 1년 단위 심사를 통해 최대 4년까지 입주를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공동으로 사용하는 ‘열린공간’의 경우에는 임대료·관리비 전액이 지원된다. 기본 6개월 입주 후 심사를 통해 1회 연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임대·관리비(약 16억원)와 주요 인프라·사업 지원비(90억원 상당) 등 총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투·융자 금융 지원도 이뤄진다. 800여억원 규모 모태펀드를 통해 융합콘텐츠 기업 및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온라인 펀딩포털을 통해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크라우드 펀딩 제도와 600억원 규모의 콘텐츠 분야 완성보증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금융 분야 컨설팅도 해준다.

아울러, 입주기업에 대해서는 전문 콘텐츠 제작시설, 투자·해외진출 등 사업화 지원과 창작콘텐츠 시연을 위한 융복합 공연장 제공 등 다각도의 지원이 벤처단지 내에서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구경본 문화창조벤처단지 TF팀장은 "전문장비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시설, 비즈센터를 통한 투자·해외진출·기술·법률 등 사업화 지원, 융‧복합 시연장(cel 스테이지)을 통한 창작 콘텐츠 시연 등이 단지 내에서 모두 이뤄지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문화창조벤처단지 내 3개층에 걸쳐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K스타일 허브'를 통해 콘텐츠를 시연하고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직접 시범판매를 해 볼 수도 있다.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의 이진식 문화창조융합본부 부단장은 이와 관련해 "'K스타일 허브'는 관광공사의 기존 한국문화 체험시설을 콘텐츠와 한식으로까지 확장한 개념"이라며 "관광공사 체험시설은 문화창조벤처단지로 리모델링하기 전에도 이미 중국관광객 16만명을 비롯해 한해 20만명의 외국관광객이 방문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간과 콘텐츠를 더 확장한 만큼 내년 이후 방문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하는 스타트업들은 한해 최소 20만명 이상의 테스트 시장을 갖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벤처단지 열린공간 이미지. 사진-콘텐츠진흥원 © News1
벤처단지 열린공간 이미지. 사진-콘텐츠진흥원 © News1


◇'문화창조융합벨트' 6개 거점 통해 콘텐츠산업 성장 위한 생태계 조성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생산·기획과 사업화, 소비에 이르기까지 콘텐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 목적으로 정부가 조성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의 6개 거점 중 핵심이다.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할 스타트업의 숫자는 현 93개에서 추가 공간이 확보되는 2017년 초 이후 최대 400개까지 늘어나게 된다.

문화창조융합벨트의 6개 거점 가운데 가장 먼저 구축된 것은 융·복합 콘텐츠 아이디어의 기획과 개발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문화창조융합센터'다. 지난 2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 문을 열었다. CJ그룹은 문화콘텐츠 전문가 집단 70여명을 멘토로 운용, 보다 현실적이고 치밀한 콘텐츠 기획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개설 이후 일 평균 100여명 이상, 2만 2000여명의 콘텐츠 창작자들이 센터를 방문하는 등 순항 중이다.

문화창조벤처단지 건물에는 콘텐츠 산업을 이끌 인재를 육성할 또 다른 거점인 '문화창조아카데미'가 2016년 3월 임시 개관한다. 이후 2017년 초 서울 홍릉 산업연구원 부지로 옮겨 정식 개관한다. 2년 6학기 비학위 과정으로 운영되는 문화창조아카데미는 올해 안으로 4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이밖에 기업 및 대학과의 연계과정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이진식 부단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문화와 ICT 기술을 결합하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창조융합센터의 모습. © News1
문화창조융합센터의 모습. © News1

CJ그룹은 문화창조융합센터 외에도 경기도 및 민간 컨소시엄과 함께 'K-컬처 밸리'를 고양시에 2017년까지 조성한다. 약 1조원을 투자해 문화콘텐츠가 소비되는 대규모 공연장과 숙박 및 상업시설, 콘텐츠 파크 등이 자리하는 한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CJ그룹은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약 25조원의 직·간접 경제효과와 17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문체부는 이에 더해 지난 8월 문화콘텐츠의 소비와 구현을 위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거점 2곳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진그룹과 협력해 서울 중구 옛 미대사관 숙소 부지에 한국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국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허브 ‘K-익스피리언스’를 2017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류 콘텐츠의 대표적 장르인 K팝 성장세에 발맞춰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을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형 'K-POP 공연장'으로 2017년까지 리모델링한다.

정부는 2016년 예산에만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을 위해 문화창조벤처단지(381억원), 문화창조아카데미(347억원), 창조혁신센터 연계 프로젝트(91억원) 등의 항목에 총 1325억원을 편성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에는 주무 부처인 문체부 및 콘텐츠진흥원, 관광공사 등 산하기관 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또 문화창조융합본부는 각 부처와 기관 간에 관련 업무를 조율하고 '문화'와 '기술'을 결합하는 여러 정책을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김 장관은 "기존 산업에서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는 대기업에게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라는 취지로 전국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묶은 것처럼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도 CJ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류가 민간에 의해 발생한 것처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역시 정부의 힘 만으로는 안 될 것"이라며 "다만 '문화관광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것을, 그런 성공사례를 몇 건이라도 만들어 보여줄 수 있다면 민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덤벼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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