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단통법에 온국민이 호갱?…"통신비 싸졌다"고 전해라

20%요금할인·데이터요금제·가입비폐지·알뜰폰 확산..거품빠진 통신비

[편집자주]

단통법으로 휴대폰 유통시장에 변하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휴대전화를 둘러보고 있다. 2015.7.13© News1 박지혜 기자
단통법으로 휴대폰 유통시장에 변하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휴대전화를 둘러보고 있다. 2015.7.13© News1 박지혜 기자

"외국에 2년 가량 살다가 돌아왔는데 통신비가 많이 줄었더라구요. 예전엔 통신비로 10만원이 넘거나 못해도 8~9만원 가량은 나갔는데 돌아와보니 5만원대 요금제로 충분해요."

"지금 휴대폰을 쓴지 3년째인데 딸이 '20% 요금할인'이란걸 가입하라며 통신사 번호를 알려주더라구요. 전화했더니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20% 할인을 받고 있어요."

"4년만에 폰을 바꿨는데 요즘은 번호이동을 안하고 기기변경을 해도 보조금에 차이가 없어서 굳이 번호이동을 할 필요가 없어 좋았어요. 특히 데이터 요금제를 썼더니 30% 가량 요금이 낮아지더라구요. 제가 평소 통화량이 많은 편인데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통화가 무제한이다보니 요금 할인 효과가 더 컸어요."

올해 통신시장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휴대폰을 싸게 사기 위해 새벽같이 줄을 서는 '촌극'이 벌어지자 대통령까지 나서 휴대폰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이른바 '대란'에 일침을 놨다. '발품', '클릭품'을 팔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보조금(지원금)이 단통법으로 줄자 젊은 소비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온국민을 '호갱'(호구+고객)으로 만든다는 비판 일색이었다. 하지만 단통법 도입 1년이 지나 제도가 안착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나만 '호갱'(호구+고객)이 됐다는 푸념도 줄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통신비는 2010년 13만8646원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했고 2011년 3.1%, 2012년 6.6% 늘었다. 하지만 2013년 0.3% 느는데 그쳐 증가폭이 꺾이기 시작하더니 2014년에는 전년대비 1%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통신비는 2.7% 감소했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가계통신비가 2013년 증가세가 둔화되고 2014년에 최초로 감소한 이래로 2015년 감소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소비자 물가지수 및 품목별(식료품,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물가지수 중 '통신 물가지수'만 감소 추세다. 

© News1
© News1

이처럼 통신비 인하 배경에는 단통법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는 단통법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나면서 가계통신비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소수 일부에게 집중되던 지원금이 다수로 확대됐고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10%를 돌파했다. 지원금 대신 선택하는 요금할인 제도의 할인율이 기존 12%에서 20%로 확대되면서 지원금 일변도인 통신시장에 요금인하 바람이 일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통신비 절감에 일조했다. 고급 프리미엄폰 일변이던 휴대폰 시장에 가성비 좋은 중저가 제품이 늘어나 소비자 선택도 다양해졌다.

'20% 요금할인' 가입자는 이달 초 400만명을 넘어섰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휴대폰 지원금을 받지 않고 약정기간(1년 또는 2년)에 걸쳐 매월 이동 통신 요금의 20%를 할인받는 요금할인제 가입자는 요금할인율이 기존 12%에서 20%로 상향된 4월 24일 이후 지난 9일까지 382만7096명이 신규 가입했다. 하루평균 1만6640명이다. 이는 기존 12% 요금할인 하루평균 가입자(858명)의 19.4배 수준이다.

20% 요금할인은 지원금을 받지 않고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하거나 24개월 이상된 단말기로 가입하는 이용자들에게 지원금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요금할인을 제공하는 제도다. 미래부는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인터넷으로도 요금할인제도에 가입이 가능하도록 가입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에따라 최근 단말기 구매시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7월 14.3%, 8월 19.4%, 9월 23.8%에서 10월에는 32.9%로 증가했다.

저렴한 통신비가 무기인 '알뜰폰'은 최근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2013년 3월 155만명 수준이던 알뜰폰 가입자는 2015년 10월 572만명으로 3.7배 증가했다.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전환한 이용자는 월 평균 2만683원(연간 24만원)의 통신비가 절감된다. 기존 이통사 대비 절반 수준이다.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통3사 통신망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감면기한 연장 등 제도적 지원책도 내놨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올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 맞닿아있다. 이통3사는 올해 5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했다. 5개월 만에 이통3사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지난 11월 15일 기준 이통3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 수는 1195만명에 달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들의 실제 이용량 및 납부요금이 기존 대비 음성·데이터 사용량은 각각 18%, 23% 증가했지만 월 통신비는 5.6%(2600원) 감소했다. 가입자의 50%가 요금이 1만1000원 인하됐다. 17%는 같았고 33%는 8900원 인상됐다.

올해는 가입비가 완전 폐지되기도했다. 이동전화 가입비는 2013년 40%, 2014년 30%, 2015년 30% 인하돼 올해 3월 가입비가 30년만에 완전 사라졌다. 이어 5월에는 약정·위약금 없는 요금제로 전환됐고 앞서 1월에는 위약금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기존에는 1·2년 약정 시에만 제공하던 요금할인을 약정을 하지 않아도 제공하고 약정 만료 전 변경 시에도 위약금을 부과하지 않는 요금체계로 전환했다.

© News1
© News1

단통법으로 지원금과 연계한 고가요금제·부가서비스 가입 유도 행위도 금지됐다. 이에따라 가입 시 최초로 선택하는 평균 요금수준이 감소했고 고가요금제 가입비중도 크게 줄었다. 실제로 단통법 시행 전인 2014년 7∼9월 대비 시행 후인 2015년 10월 기준 비교시 이용자 가입 시 최초로 선택하는 평균 요금수준이 4만5155원에서 3만9809원으로 11.8% 감소했다. 6만원 이상의 고가요금제 가입 비중은 33.9%에서 2.5%로 급감했다. 반면, 50만원 미만 중저가 단말 판매비중은 21.5%에서 28.2%로 늘었다. 합리적인 통신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말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 중저가 단말기 본격 출시 및 판매 증가 등 단말기 선택권 확대로 단말기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며 "특히, 요금할인제도의 활성화로 소비자들이 지원금 뿐 아니라 단말기의 가격·성능을 비교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단말기를 구입하는 합리적인 단말기 구입패턴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