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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틴트' 논란…LG생활건강, 사과 못하는 이유는?

지코 소속사 세븐시즌스 "찾아올 것 없다. 사과만 하라"

[편집자주]

블락비 지코.© News1 권현진 기자
블락비 지코.© News1 권현진 기자

    
LG생활건강의 브랜드 '비욘드'가 가수 지코의 허락 없이 온라인몰에서 '블락비 지코립'이란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비욘드는 사과를 했고 잘못한 부분을 수정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지코의 소속사 세븐시즌스는 "사과를 받을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홈페이지 실수로 올라온 문구가 아니다. 비욘드가 의도적으로 '지코틴트'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법정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지코틴트' 어디서 온 말?
 
LG생활건강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네티즌들이 '지코틴트'란 단어를 사용해왔는데 이후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블락비 지코립'이란 단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세븐시즌스는 이전부터 비욘드가 '지코틴트'란 용어를 사용해 제품을 판매한 사례가 많았다며 의도적으로 '지코'를 이용했다고 의심한다.
 
문제가 된 비욘드의 '아쿠아 틴티드 루즈'는 2014년 8월 시판됐다. 이 제품은 네티즌 사이에서 지코 특유의 빨간 입술색을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개되며 '지코틴트'란 별칭을 얻었다. 비욘드 틴트 외에도 미샤, 스틸라 등에서 나온 틴트가 '지코틴트'로 소개되는 사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비욘드 틴트가 대표적인 '지코틴트'로 통하고 있다. 세븐시즌스 측은 이 과정에서 비욘드에서 블로거 마케터를 동원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세븐시즌스 관계자는 "비욘드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코의 사진을 내걸고 틴트를 판매했다는 목격담이 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며 "팬들은 실제로 지코가 사용하는 틴트와 같은 제품으로 인식하고 구매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는 지코가 직접 나서 해당 틴트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코의 메이크업 담당자도 잡지 인터뷰를 통해 실제 사용하는 화장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비욘드vs세븐시즌스 갈등, 법원行?
 
갈등이 촉발된 것은 지난해 말 비욘드 공식 온라인몰에서 '블락비 지코립'이란 단어를 이용해 틴트를 설명한 것이 발각되면서다. 세븐시즌스는 항의 서한을 보냈고 비욘드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당 내용을 지웠다. 비욘드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의 뜻도 전했기 때문에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틴트 전체 판매량이 적어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븐시즌스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성의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지코틴트'란 단어는 네티즌들이 사용하던 용어이며 비욘드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해당 단어를 이용해 제품을 설명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세븐시즌스 관계자는 "죄송하다는 뜻을 보이고 끝내야지 소비자가 만든 틴트라고 변명할 일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LG생활건강은 홈페이지에 '블락비 지코립'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인정한다. 실제로 세븐시즌스에 찾아가 사과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세븐시즌스 관계자는 "찾아올 것 없이 두세줄의 간단한 문장으로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할 때까지 끝까지 갈 것"이라며 "돈은 필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욘드 측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지코틴트'란 단어 자체를 비욘드가 퍼뜨린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코틴트'란 용어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퍼뜨린 혐의로 양사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크다. 지코 측에서 금전적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지만 소송이 진행될 경우 LG생활건강의 사과가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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