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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결혼을 허하라'…가톨릭 본산 이탈리아 전국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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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동성간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 AFP=뉴스1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동성간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 AFP=뉴스1


이탈리아 의회가 동성간 결혼을 이성간 결혼과 동일한 권리를 인정하는 '시민결합제도' 검토를 앞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이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전국에서 열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집회 시위는 수도 로마, 밀라노, 토리노 등 이탈리아 90개 도시에서 개최됐다. '깨어나라 이탈리아! 이제 성숙해질 시간이다(It's time to be civil)'라는 슬로건하에 수만명의 시민들이 행진을 펼쳤다. 

동성간 시민결합제도가 이탈리아 의회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의회는 오는 28일 법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2013년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이를 우선순위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동성간의 결혼에서도 서로의 성을 따르는 등 법적 혼인 관계가 인정되며, 상대방의 권리 및 재산 상속 등이 가능해진다. 

여자친구와 두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참가자 코스탄사 탄틸로는 "이 집회에 처음 온 것이 10년 전"이라며 "이번에는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30년간 함께 살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알지 못함'이라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동성간 시민결합제도 인정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반대자들은 오는 30일 로마의 막시무스 서커스에서 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가톨릭 조직이 운영하는 '패밀리데이'는 이번 논란을 두고 "국가가 직면한 진짜 문제들로부터 눈을 돌리려는 중대하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최대 동성애자 모임인 알씨게이(Arcigay)의 가브리엘 피아조니는 "오늘은 평등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열정과 염원을 먹고 자란 시위가 열린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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