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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의 최전선은 다세대·다가구·상가주택의 용적률"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주제 '용적률 게임' 17일 발표

[편집자주]

김성홍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예술감독 © News1
김성홍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예술감독 © News1

"한국은 땅값이 비쌉니다. 법을 지키면서 비싼 땅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모든 건물은 '용적률'이란 제한을 지켜야 합니다. 땅 넓이에 대한 '건물 바닥면적의 총합'의 비율을 뜻하는 '용적률'은 쉽게 말해 지상1층부터의 건물층수를 결정합니다.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참여하는 한국관은 국민 대다수가 사는 다세대·다가구·상가 주택을 중심으로 용적률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김성홍 예술감독은 1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3층에서 열린 2016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주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전시가 용적률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국가, 더 넓은 건물을 짓고 싶어 하는 건축주,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모든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예쁘게 짓고 싶은 건축가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올해 15회를 맞는 건축전은 현지시간 5월28일~11월 27일 이탈리아 베니스시 카스텔로 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열린다.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 48)가 전시 총감독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2016)을 받은 칠레 출신의 건축가다.

'전선에서 알리다'는 주제로 이번 건축전은 아라베나 총감독이 직접 기획하는 '국제전'(international exhibition)과 전 세계 65여 개 국가가 참여하는 '국가관'(national pavilion), 그리고 재단의 승인을 통해 진행되는 '병행전시'(collateral events)로 구성된다.

아라베나 총감독은 지난해 12월 모든 국가관 예술감독을 소집해 전체 회의를 열었다. 김성홍 예술감독은 "총감독은 건축가가 삶의 질을 향상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로 전시장을 꾸며달라고 주문했다"며 "올해 건축전은 1%에 불과한 예쁜 건축물을 다루기보다 99%가 겪는 현실적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관은 '용적률'을 둘러싼 현상을 다뤘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한국관 전시는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 계단 등의 공간을 주목했다"며 "해방 이후 용적률의 변천 과정도 살펴보고 건축법의 한계 안에서도 창의성을 발휘해 살기 좋게 지어진 건축물의 사례도 함께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한국관은 크게 5개 영역으로 이뤄진다. △용적률 게임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도입부 △다가구, 다세대 주택, 상가주택 등 가장 보편적인 건축 유형과 건축가들이 설계한 36개 건축물을 모형, 다이어그램, 사진, 영상으로 시각화한 중앙홀 △인구, 경제, 도시 및 건축 유형 등의 자료를 분석한 좌우 벽면 △네 명의 미술가들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포착한 우리 도시와 거리의 풍경을 담은 독립 방 △용적률 게임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전 세계의 건축 도시 전문가들의 견해를 엮은 결론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다세대·다가구·상가주택은 한국인의 51%가 거주하는 건물이다. 그동안 건축예술의 영역으로 보지 않았던 이러한 건물 형태를 다양한 시각과 매체로 조명할 예정이다. 한국관 전시를 위해 서울에 있는 약 60만 동의 건물 데이터를 분석해 왜, 어떻게 용적률 게임이 벌어지고 있으며,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의미와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제시한다.

올해부터 한국관은 더욱 좋은 전시를 위해 행정업무와 전시업무를 나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행정, 예산집행 등 외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커미셔너를 맡고, 김성홍 예술감독을 비롯해 신은기, 안기현, 김승범, 정이삭, 정다은 공동큐레이터가 전시업무를 전담한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지난해 회의에 가보니 건축적 참가 경험이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절반 이상의 나라가 커미셔너와 큐레이터를 구분했다"며 "새롭게 구성한 조직으로 최선을 다해 한국관 전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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