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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CC '차터-TWC' 합병승인…동종업계 첫 사례로 '주목'

'동종업계 M&A' 반대하던 美 FCC 결국 승인 초읽기..CJ헬로비전 M&A 힘받나

[편집자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톰 휠러 위원장 © AFP=News1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톰 휠러 위원장 © AFP=News1

미국 케이블TV 업계 2위 사업자 타임워너케이블(TWC)과 3위 사업자 차터 커뮤니케이션간의 인수합병(M&A)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TWC와 차터간 합병 승인은 동종업계간 M&A를 허가하는 사례로 국내에서도 파장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조만간 차터와 타임워너의 인수합병을 승인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그간 FCC는 독점사업자가 출현한다는 이유로 동종업계간 결합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불허'로 일관해왔다.

FCC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합병은 4월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렇게되면 1위 사업자 컴캐스트를 위협할만한 강력한 '2위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차터는 지난해 5월 TWC 주식을 1주당 195.71달러씩, 총 553억달러(약 61조2115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통 FCC가 특정 사안을 검토할 때 최대 180일이 걸렸다. 하지만 차터와 TWC의 합병승인 절차는 10개월이나 지났다.

이는 동종업계간 M&A라는 점에서 시장 경쟁 저해 및 독과점 우려가 높아 FCC가 그만큼 주의깊게 사안을 들여다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FCC는 지난해 미국 케이블 가입자 2240만명을 보유한 1위 사업자 컴캐스트가 2위 사업자 TWC를 인수하겠다는 시도를 막은 바 있다. 

방송-통신 이종업계간 결합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수 있었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2014년 5월 방송사업자 카날플러스를 7억2500만유로에 인수했고, 미국의 통신사 AT&T도 다이렉TV를 485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에 FCC가 차터와 TWC의 합병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게 된 것은 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 편익 향상 등 시장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위 사업자를 따라잡을 경쟁력 있는 2위 사업자가 등장하면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다. 

차터가 TWC를 합병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가입자 1530만명의 케이블 2위 사업자가 된다. 1위 컴캐스트를 700만명 격차로 따라잡을 수 있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차터가 늘어난 가입자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 투자에 나서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들과의 경쟁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CC가 동종업계간 인수합병을 승인하면 국내 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케이블 사업자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인터넷(IP)TV 사업자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CJ헬로비전 M&A가 완료되면 독보적 1위 KT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되는 2위 사업자가 등장하게 된다. 

KT, LG유플러스는 IPTV와 케이블이라는 동종(유료방송사업자)업체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인수를 강력히 저지해왔다. 또 1위 통신사업자와 1위 유료방송사업자간 결합이라는 점도 반대 이유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FCC가 처음으로 케이블TV 사업자끼리의 결합 승인을 앞두면서 KT와 LG유플러스 등 반대진영의 주장도 힘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FCC의 차터와 타임워너간 M&A 승인은 국내 이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2위 사업자의 존재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국내 규제기관의 심사에도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 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 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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