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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조종사노조에 피소…"회사 어려운데 무책임"(종합)

[편집자주]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김포 본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항공협회의 소속 노조원들이 임금을 인상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3.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김포 본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항공협회의 소속 노조원들이 임금을 인상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3.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로부터 모욕죄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한진해운 위기로 그룹이 어수선한 가운데 송사까지 휘말리면서 조 회장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조종사노조 측 변호인은 이날 오후 조 회장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조종사노조는 조 회장이 지난달 28일 한 조종사가 업무를 설명한 SNS글에 직접 단 댓글을 문제삼았다. 조 회장은 당시 "조종사는 GO, NO GO만 결정한다",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 "과시가 심하다. 개가 웃는다" 등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조종사노조는 대한항공 새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조종사들과 탄원서 연대 서명에 나서며 고소고발을 준비해왔다. 당초 지난달 28일 제출하려던 고소장은 사측이 조종사노조원 23명에 대한 기존 고소를 일괄 취하하면서 잠시 보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새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소속 조종사들도 탄원서 연대서명에 나섰던 만큼 조 회장에 대한 고소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노조내에서도 사측에 대한 불신을 근간으로 한 강경론이 득세했다.

이에 조종사노조는 지난 3일을 조 회장 고소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시한으로 못박고 사측을 압박해왔다. 사측이 1.9% 임금인상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종사노조는 고소 방침을 최종 확정,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종사노조 측은 "대한항공 조종사 800여명을 포함하여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총 1400여명의 현직조종사가 조양호회장의 SNS 댓글로 명예훼손과 모욕을 당했다며 조양호회장을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함께 접수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사갈등이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지면서 조 회장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최종 심사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경영권도 내려놨다. 전날에는 그룹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전격 사임했다.

그럼에도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사전정보 이용 주식매각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압박 여론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사측은 "회사는 진솔한 대화의 장을 통해 정상적인 노사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종사노조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에서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룹 현안으로 인한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노조가 회사 경영층에 대한 고소 조치를 취한 것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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