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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명소’ 오명 쓴 방동대교, 안전장치 제자리걸음

개선사업 시의성 떨어진다는 이유로 예산 책정 난황

[편집자주]

방동대교는 수심이 깊은 방동저수지에 위치하면서 도심과 멀지 않은 점으로 인해 자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 News1
방동대교는 수심이 깊은 방동저수지에 위치하면서 도심과 멀지 않은 점으로 인해 자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 News1

자살 빈발 지역으로 손꼽히는 대전 유성구의 방동대교가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을 선언한지 1년이 지났지만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동대교에서 15명이 자살을 시도했으며 이 중 5명만이 구조됐다.

방동대교는 비교적 수심이 깊은 방동저수지에 위치하면서 도심과 멀지 않은 접근성으로 인해 자살 시도가 끊이지 않아 이른바 ‘자살명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5월 자살을 결심하고 방동대교를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서울 마포대교와 같은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하는 개선사업을 계획했다.

당시 둔산경찰서와 진잠파출소는 방동대교의 난간 높이를 기존 60cm에서 2m로 높여 자살자들에 대한 물리적 안전장치를 구상했다.

또 방동대교로 접근하는 길목에 ‘생명의 쉼터’와 ‘생명의 전화’ 등을 설치해 정서적 도움까지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개선사업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년이 지난 방동대교는 여전히 자살자에 대한 물리적·정서적 안전장치가 전무해 자살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에는 부부싸움 후 집을 나와 자살을 결심하고 방동대교로 향하던 A씨(29·여)가 물에 빠지기 직전, 경찰에 의해 구조되는 등 자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개선사업을 계획했던 방문홍 진잠파출소장은 “지난해 5월부터 방동대교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지자체에 개선사업을 건의했지만 예산 책정에 난항을 겪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최근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에서 예산 책정을 미루고 있다”며 “선제적 차원에서 개선사업이 추진되는 모습을 보여 자살자들의 정서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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