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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풀뿌리 동물보호'…걸림돌 많은 동물보호감시원들

동물보호단체 '카라', 동물보호명예감시원 활동사례집 발간…구체적 사례로 활용도 높여

[편집자주]

유기동물과의 만남의 날 행사를 찾은 애견인들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 News1
유기동물과의 만남의 날 행사를 찾은 애견인들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 News1

'풀뿌리 동물보호'란 이상적인 목표로 도입된 동물보호명예감시원 제도. 국내 동물보호명예감시원는 지난 2007년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동물보호감시원 제도와 함께 도입됐다.

정부는 동물보호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동물보호감시원(공무원)과 동물보호명예감시원(시민)이 협력하는 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도입 10년째를 향해가는 동물보호명예감시원 제도가 여러 현실적인 장애물에 막혀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대표 임순례)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구(區) 가운데 10개 구에서 평균 2.8명의 명예감시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감시원이 위촉된 구 가운데 4개 구에서는 지난해 활동이 전혀 없었다.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은 업무상 동물보호감시원과 협업이 필요한데, 담당 공무원이 동물보호 업무가 전담이 아니거나 2년마다 순환보직 되는 등의 문제로 전문성이 결여된 경우가 많았다.

실제 카라가 지난해 전국의 동물보호감시원 및 동물보호담당 공무원 총 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동물보호감시원이 현재 맡고 있는 전체 업무 가운데 동물보호감시원 업무의 비중은 '10% 미만'(28%)이 가장 많았고, '절반 이상'이란 대답은 고작 14%였다.

일부 공무원은 자신이 동물보호감시원으로 지정된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현실의 벽은 높았다.

카라가 발간한 '2015 동물보호명예감시원 활동사례집'.© News1
카라가 발간한 '2015 동물보호명예감시원 활동사례집'.© News1

이에 카라가 최근 '2015 동물보호명예감시원 활동사례집'을 발간했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례를 통해 동물보호명예감시원 제도의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사례집은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이 자신의 활동 범위와 방법을 인지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활동을 계획·실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서울, 부산 지역에서 2015년 발생한 구체적인 사건과 그 현장에서의 민관협력 실례, 동물학대자나 민원제기자 등 당사자 시민들과의 대화 내용 등이 생생하게 실려 있다.

또한 동물보호명예감시원 제도의 도입 이유와 법적 근거, 직무 수행을 위한 소양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 등을 담아 활용도를 높였다.

카라는 사례집을 농림축산식품부와 전국 지자체의 담당 부서에 발송할 예정이다.

임순례 카라 대표는 "동물보호법은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고, 실재하는 법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행정조직의 예산 및 인력부족, 동물보호법 위반 시 경찰의 미흡한 대처, 사법기관의 인간중심적 판결, 각박한 사회·경제적 분위기 등은 동물복지에 매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장애물들을 제거하는데 있어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의 역할이 매우 크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이어 "동물은 자신들의 권리나 복지를 스스로 주장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온전히 우리 인간들의 책무이고,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은 그 최전선에 서 있는 분들이다. 이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상황이 개선되는 결과가 쌓이다보면 어느덧 동물복지의 지평은 확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라가 진행한 전국 동물보호감시원 및 동물보호담당 공무원 설문조사 결과.© News1
지난해 카라가 진행한 전국 동물보호감시원 및 동물보호담당 공무원 설문조사 결과.©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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