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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들의 48년 삶터 경전선 '옥곡역'…역사 속으로

지역민들 '아듀, 옥곡역 고별 콘서트' 행사

[편집자주]

경전선 옥곡역의 폐역을 아쉬워하는 전남 광양지역 주민들이 13일 옥곡역 광장에서 '아듀, 옥곡역 고별 콘서트' 행사를 펼치고 있다.(독자 제공)2016.6.14/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경전선 옥곡역의 폐역을 아쉬워하는 전남 광양지역 주민들이 13일 옥곡역 광장에서 '아듀, 옥곡역 고별 콘서트' 행사를 펼치고 있다.(독자 제공)2016.6.14/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전남 광양시에 있는 경전선 철도의 간이역인 옥곡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4일 코레일 전남본부에 따르면 옥곡역은 전날 오후 10시19분 순천행 무궁화 1943호 열차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고 역사 문을 닫았다.

지난 1968년 2월7일 경전선 광양~진주간 선로가 개통되며 문을 연지 48년 5개월 만이다.

개통 이후 하루도 쉼없이 오가는 열차와 승객을 맞던 옥곡역은 흐르는 세월과 함께 변화의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폐역의 운명을 맞았다.

경전선 복선화 공사가 진행되며 새로운 기찻길이 생겼고, 옥곡역이 있는 선로는 쓸모를 다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에 건설된 경전선은 호남과 경남의 쌀과 면화를 반출시키기 위해 수단으로 건설됐으며,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한 철도라는 뜻에서 두 도의 첫 글자를 따 경전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재의 경전선은 경상남도 밀양시 경부선의 삼랑진역과 광주광역시 호남선의 광주 송정역을 잇는 철도로 총 길이 300.6㎞다. 

삼량진 기점 158.4㎞에 위치한 옥곡역은 이웃 하동과 옥곡, 진상, 순천 등을 오가는 민초들의 삶의 무대였지만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점차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옥곡역은 2009년 이후 역장이 없는 역이 됐고, 최근에는 3명의 역무원이 교대근무하며 8번 들어오는 무궁화호 열차를 맞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여명 내외다.

50년간 함께했던 옥곡역이 사라짐을 아쉬워하는 지역민들은 13일 오후 7시30분 옥곡역 광장에 모여 '아듀, 옥곡역 고별 콘서트'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학창시절 교복과 교련복을 입고 행사장에 도착, 옥곡역을 추억하는 음악회를 열었다. 

이들은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등 열차와 관련된 노래들을 함께 부르고, 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옥곡역을 기억 속에 간직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어 이날 오후 10시5분 경남 하동역을 출발해 10시18분 옥곡역에 도착한 무궁화 열차를 타보며 옥곡역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옥곡 출신의 이경재씨(50)는 "행사를 준비한 분들게 감사드린다"며 "오랜 추억과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 옥곡역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 전남본부에 따르면 옥곡역 역사 활용방안을 아직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며, 광양시는 코레일 측과 옥곡역의 활용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경전선 폐선철도가 지나는 전남과 경남 지역에는 영호남을 아우르는 '동서통합 남도순례길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폐선철도를 새로운 지역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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