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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라인' 키워낸 네이버…웹툰·V앱으로 북미 노크?

네이버 글로벌 사업에 '라인' 브랜드 적극 '활용'

[편집자주]

네이버 자회사 라인(주식명 LN)이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돼 오전 10시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 News1 김혜지 기자
네이버 자회사 라인(주식명 LN)이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돼 오전 10시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 News1 김혜지 기자


자회사 라인을 미국과 일본에 나란히 상장시키는 데 성공한 네이버가 이번에는 북미와 유럽의 모바일 시장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을 시총 8조원의 회사로 성장시킨 것처럼 미국과 유럽에서 '제2의 라인'을 탄생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북미와 유럽은 일본과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혀, 네이버는 북미와 유럽에 '라인'같은 메신저가 아닌 다른 서비스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라인을 일본에서 성공시키기 위해 일본에서 살다시피한 이 의장은 "지난 10년간 수도 없이 일본을 왔다갔다 했듯이 이제는 북미와 유럽에 머물면서 네이버의 현지화 전략을 고민할 때"라고 북미와 유럽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이버가 북미에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정조준하지 않은 까닭은 페이스북의 아성을 쉽게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모바일 메신저 1위지만 미국의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아직 그 규모가 작은 편이다. 라인의 월간 활성사용자수는 2억1800만명인데 비해 페이스북 왓츠앱의 월간 활성사용자수는 10억명에 달한다.

5배의 격차를 뛰어넘는 것보다 다른 서비스로 공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현재 북미 공략 서비스로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는 '웹툰·V앱·웍스모바일' 등이 꼽힌다.

현재 북미와 유럽에 법인이 없는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자회사 라인을 통해 미국 콘텐츠업체 '스탠리'를 통해 '라인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다. '라인'의 미국 상장이 계획됐기 때문에 서비스명칭도 '라인 웹툰'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라인 웹툰'은 메신저 '라인' 플랫폼이 아닌 별도 플랫폼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북미에서 웹툰 시장이 아직 여물지 않았다는 것도 네이버 입장에선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웹툰 시장은 게임과 달리 아직 초기단계지만 기본적으로 콘텐츠 유료 결제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시장에 안착한다면 네이버가 의미있는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는 웹툰을 제2의 라인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감안해 웹툰의 해외서비스 편수를 대폭 늘렸다. 올 3월 기준 해외용 네이버 웹툰 작품수는 영어 134편, 중국어 번체 140편, 중국어 간체 92편, 대만어 140편, 태국어 72편, 인도네시아어 60편 등에 이른다. 국내 제공되는 웹툰 작품수보다 훨씬 많다.

특히 동남아에선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웹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인구는 기껏해야 우리 인구수와 엇비슷한 5000만명이지만 일본과 동남아지역 모바일 인구는 2억명이 훨씬 넘는다는 점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편이다.

네이버는 'V앱'도 해외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류 스타를 내세운 방송으로 시작된 'V앱'은 K팝을 넘어 K뷰티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유명 크리에이터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스타 개인방송 생중계'라는 콘셉트로 시작된 'V앱'은 출시 8개월만에 채널수가 170개로 확대됐다. 현재 누적재생수는 3억8000만회에 이른다. 한류가 강세인 중국과 아시아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에 V앱에 '기계번역'을 적용시켜 9개 언어에 대해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과 V앱 등이 북미·유럽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현지 인력을 대거 기용할 예정이다. 이해진 의장은 "페이스북과 구글도 인건비를 엄청 쓰고 있기 때문에 현지 인력을 한국에 모셔와서 일하는 것은 어렵다"며 "우리도 곧 해외연구소를 만들어서 현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저희 CTO가 해외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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