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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우병우·블랙리스트…꼬리무는 의혹에 정국 흔들

문체부 블랙리스트…安 "해외토픽" 朴 "탄핵대상"
안종범-이승철 말맞추기 비선실세…의혹 봇물

[편집자주]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책상에 최순실 게이트 진실규명 자료가 놓여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책상에 최순실 게이트 진실규명 자료가 놓여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종반에 들어간 가운데, 우병우·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이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대상 종합감사에서는 청와대가 문화예술계 정치검열을 위한 '블랙리스트'를 문체부로 내려보냈다는 의혹이 중점적으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이자 시인이기도 한 도종환 의원은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도 간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조 장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마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이 내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도 "헌법은 검열을 금지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검열금지 헌법을 전면부정하는 일들을 해왔다"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해외토픽감이다. 전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그런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받았다"고 부인했다. 조 장관은 의혹제기가 이어지자 "문화예술계가 정치적 생각에 의해 편가르기 되는 건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국감장 밖에서도 청와대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질타는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야만적 불법행위와 권력남용을 자행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은 탄핵대상"이라고 직격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현 정국을 뒤덮은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선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경제수석)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과 지난 7월 직접 만나 미르재단 의혹에 대해 말맞추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청와대 배후설이 가시화됐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송영길 더민주 의원이 전경련 실무자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안 수석은 지난 7일 이 부회장을 만나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르 의혹은) 잘 마무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상 질의응답'을 만들어 사전에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과 관련 비선실세로 지목받는 최순실·차은택 씨에 대한 각종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전재수 더민주 의원은 이날 교문위 국감에서 최순실씨와 차은택 CF감독,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 3명을 "미르·K스포츠재단의 핵심"이라고 규정하며 "위세를 이용하거나, 청와대 위세를 빌어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800여억원을 강제출연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K스포츠재단과 연관된 더블루케이라는 유령회사가 장애인 휠체어 펜싱팀 창단을 통해 막대한 스카웃 비용을 지불 받은 뒤 3개월 만에 계약 해지한 사실을 지적하며, 부당이득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소속 대학으로부터 출석·학점 취득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거나(김병욱 더민주) 차은택 감독 측근의 회사가 허위 이력 기재로 15억 상당의 국고보조금을 받아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며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각종 법조비리 및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야권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에 공직자들의 사퇴가 결정됐다는 보도와 관련 "이런 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하셔야 된다"고 꼬집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어 "신의 재단, 신의 사람들을 왜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그렇게 보호하려고 하는지, 우리는 지금도 그 재단, 그 사람들은 꼭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서 국민의 의혹을 풀어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줄곧 '관례'를 내세우며 사실상 우 수석의 국감 불출석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에 야권의 현 정부 비리에 대한 의혹 파상공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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