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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과 영화를 두 배 즐겁게 즐기려면

[새책]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

[편집자주]

© News1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했다'는 감독의 말보다 더 한심하고, 스스로 무능 하고 창의성 없는 ‘바보’임을 드러내는 고백이 있을까. (좋은 영화는) 원작을 과감히 덜어내고, 그 빈 곳에 자신의 눈으로 본 세상을, 자기의 영화적 색깔과 시각적 요소로 섬세하게 채운다.'(책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 본문 중에서)

원작을 볼까, 아니면 영화를 볼까. 문학작품이 원작인 영화가 나왔을 때, 우리는 이런 고민을 한다. 답은 당연히 ‘원작도 읽고, 영화도 보고’이다. 즐거움, 느낌, 생각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두 배가 된다. 언어의 상상력과 영상을 영화가 어떻게 표현하고, 변주하고, 압축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가 과거 한국일보에서 영화 담당 기자와 문화부장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쓴 책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다할미디어)는 책과 영화 둘 다를 깊이있게 음미할 수 있는 책이다.

원작 소설이나 만화가 있는 영화 27편을 분석하면서  원작도 읽고 영화도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문학과 영화의 이론과 연결하고, 곁들여 ‘세상을 보는 창’으로서 문학과 영화가 그려낸 인간과 세상에 대한 모습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문학의 특징이 '언어의 자유로운 표현과 상상력'이라면 영화의 매력은 '상징성과 은유'라고 말한다. 그래서 '원작에 충실했다' '원작만한 영화 없다'는 평가는 이런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말이라고 잘라 말한다. 문학과 영화는 ‘서사’라는 공동의 운명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이야기라도 문학은 문학이고, 영화는 영화'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원작을 어떻게 재현했는지에 따라 영화 27편을 '따라하기' '바꾸기' '더하기 빼기' '새로 만들기'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한다. 하지만 저자는 '소설이 더 낫다, 영화가 더 낫다'는 식의 섣부른 판단을 조심해야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영화도 소설도 둘 다 놓치기 싫은 독특한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둘의 차이를 단순 비교하면서, 어느 쪽이 낫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도 없다.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니까. 그래서 우리는 소설도 읽고, 영화도 본다. 보고 나서 실망하고 아쉬움이 남더라도.'(본문 중에서)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 : 영화, 문학을 만나다'(이대현 지음·다할미디어·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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