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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초점]野 우병우 '셀프수사' 난타…與 '송민순 회고록' 맞불(종합)

"禹, 수사보고 받아…법무장관 해임 건의했어야"
회고록 관련 문재인 고발…"檢, 진상규명 필요"

[편집자주]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16.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16.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보고가 결국 민정수석실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며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여당은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내용을 담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공세를 펼쳤다. 

야당은 국감시작부터 우 수석에 대한 수사 보고체계를 두고 김 장관을 질타했다. 첫 번째 순서로 질의에 나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정수석이 검찰의 사무를 관장하고 보고를 받기 때문에 우 수석이 사퇴하지 않고 수사를 받는 한 '셀프수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지난 대검찰청 국감에서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반부패부에서 법무부를 통해 (우 수석 사건 관련) 정보보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검찰총장의 발언대로라면 법무부에서도 최소 4명의 참모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구조다. 대검과 법무부 고위참모까지 하면 수많은 사람이 우 수석 관련 사건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민정수석에게 보고를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민정수석을 그대로 둔 것이 문제다.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인 민정수석을 해임시켜야 한다고 건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권력형 부정부패 문제가 생겼을때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못하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민정수석을 자리에 둔채 수사가 될리가 없고, 국민들이 믿을 수 없다. 이를 위해 법무부 장관이 나서야 한다"고 청와대를 향한 직언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수사와 관련,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면서 수사와 관련한 보고는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백 의원이 '일반 중요사건의 경우에 법무부에 보고하면 민정수석실로도 보고가 가느냐'고 질의하자 김 장관은 "지휘·감독 근거해서 대통령에게 수사 관련 사항을 보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 수석 사건의 경우 특수성으로 검찰수사에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수사에 영향 미칠 수 있는 보고는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영향을 미치는 보고는 무엇이냐'는 백 의원의 질의에 "수사에 영향을 주느냐 안 주느냐 판단은 법무부나 검찰의 양심을 믿어야 한다. 이걸 믿지 못하면 어떻게 (수사가) 진전되겠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야, 검찰간부 대화록 공개…"(인사권자 간섭이) 시시콜콜 진짜 심하더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 수사 대상이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 받을 수 있는 검찰의 지휘계통 책임자에 있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법치 수호 측면에서 최고 책임을 가진 자리다. 장관 직을 제대로 하려면 직을 걸고 우 수석의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우 수석 사건과 관련한 가장 큰 염려는 공정성이다. 민정수석실에서는 검찰에서 일어나는 중요 사건을 손바닥보듯이 꿰뚫을 수밖에 없다"면서 "(장관이) 외압없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지휘·감독한다고 하지만, 언론이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또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우 수석 사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연락한 적이 있느냐', '실무 검사들끼리 이것(우 수석 사건)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을 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안 국장은 "민정수석실과 검찰수사의 공정성·중립성과 관련된 의사 교류가 없다"고 답했다.

조 의원이 공개한 대화록을 보면 현직 검찰간부로 추정되는 인물이 '검찰이 너무 약해졌다. 취약해졌다. (인사권자 간섭이) 시시콜콜 진짜 심하더라'고 언급한다. '법무부를 거쳐서 오느냐, 다이렉트로 오느냐'는 질문엔 '거쳐서 온다. 법무부로도 가고, 대검으로도 간다'고 답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안 국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먼저 문의가 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조 의원이 묻자 "(그런 문의가 오면) 묻지 말라고 한다"며 단호히 답했다.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윤상직 새누리당 의원이 논란이 일고 있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 2016.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윤상직 새누리당 의원이 논란이 일고 있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 2016.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여당 법사위 의원들은 우 수석을 둘러싼 논란에서 벗어나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문재인 전 대표(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김 장관을 상대로 압박에 나섰다.

◇여 "핵 쏜다고 하면 북에 물어보고 전쟁이냐 항복이냐 결정할 건가"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은 "회고록을 보면 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 아주 자세한 과정이 기술돼 있다. 증거법상 이렇게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그런 진술내용은 증명력이 우수해 진실로 인정된다"면서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을 주도한 사람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이것을 밝혀야 한다. 검찰이 꼭 (수사에) 나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진태 의원은 "북핵위기에서 만약에 북이 핵을 쏘겠다고 하면 그럼 북한에다 전쟁해야 할까요, 항복해야 할까요 물어보고 결정할 것이냐"며 "쪽지재판이라는 말은 들어봤고 쪽지예산이라는 말도 들어봤는데 쪽지기권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사실인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제안을 처음 한 사람은 당시 국정원장이다. 간첩을 잡아야 할 국정원장이 북한에 쪽지를 보내서 정치를 결정하는데 간첩을 제대로 잡을 수 있겠나"며 비판했다.

윤상직 의원은 "고문 등 비인간적인 굴욕적 처벌, 공개 처형 등을 다루는 북한인권결의안에 우리가 기권했다는 것과 이것을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두고 여야 관련자, 당사자 입장이 다르다. 이것은 북한인권과 관련한 문제고 법무부도 관련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김 장관을 상대로 "우리가 북한인권문제를 북한과 협의를 하거나 의견·지시를 받아 우리 외교정책을 한다고 하면 주권국가로서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북한인권문제는 정치·외교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 사안이고, 주무부처가 별도 설치돼 있어 법무부 장관이 직접 답변할 성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우리 정부가 기권한 이유가 북한과의 사전 협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탈북단체인 NK워치와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는 이날 문 전 대표와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오신환 의원은 이와 관련, "고발로 인해 이제는 수사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사실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당의 이 같은 공세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교부나 통일부 국감이 아닌 법무부 국감에서 대외정책이나 그전에 있었던 외교관련 질의가 왜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야당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검찰이 나서야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죽은 김정일을 살려야하나.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살려야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가 벌써 다가왔나. 대통령 선거에 그렇게 자신이 없나"라며 "그렇게 문 전 대표가 두려운가. 그렇게 최순실과 차은택, 미르재단 의혹이 드러나는 것이 무서운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에서 기소한 사건도 지금 다 무죄판결이 나고 있다"면서 "검찰이 색깔론에 또 한 번 휘둘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4·13 총선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 현역 의원들이 기소된 것을 두고도 여야의원들은 상반된 의견을 펼쳤다.

오신환 의원은 "검찰이 기소한 여당 '11명'과 야당 '22명' 숫자를 두고 야당 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고소고발 내용이 다르고, 문제가 있다면 법정에서 다투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야당이 말하는 건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법과 원칙이 무너졌고,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검찰이 최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친박계 최경환·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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