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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비주류, 탈당·분당 불사 조짐…재창당 움직임 '꿈틀'

비박 '재창당 수준 조치'에서 '재창당' 요구로 압박 강도↑
"심리적 분당 이어온지 오래"

[편집자주]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있다. 2016.11.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있다. 2016.11.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새누리당 비박·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새누리당을 재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부득이할 경우 새누리당에서 집단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각오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순실 게이트 수습 방안인 '지도부 사퇴'와 '당청관계 재설정' 등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친박(親박근혜)과 비박(非박근혜)의 신경전이 자칫 비박 의원의 탈당 러시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계 대선주자의 한 측근은 2일 "어제(1일) 비박계 잠룡 5명이 모여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을 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초 이들은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환골탈태를 요구할 예정이었는데 상황이 심상치 않아 '재창당의 길'로 문구를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과거 야당 처럼 집단탈당-신당 창당 등의 시나리오도 상정한 얘기냐'는 질문에 "재창당의 길을 가겠다는 한 배경에 그만한 각오가 없었겠느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누리당에 필요한 것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니라 재창당 위원회"라고 강조했다.

이로 미뤄 1일 비박 잠룡 5인 모임에 참석했던 김무성 전대표, 김문수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재창당 필요성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을 이루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재창당 수준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당에서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최근까지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비대위 체제' 경험을 근거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요구가 나왔었다. 당내에서 체질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 비대위다.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표면화되면서 당시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내세워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교체하는 등 쇄신 작업에 돌입하면서 2013년 정권 재창출을 이뤄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류는 김무성 전 대표 등 5명이 1일 회동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달라지는 듯하다. 
 
정계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 사례를 떠올리며 심리적 분당 수준으로 치달은 지 오래된 새누리당에서 조만간 탈당 선언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보수는 나눠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고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친박 세력과 선을 그으며 새로운 보수 세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신당이 자리잡은 이후 전체 보수 세력을 끌어안는 탈당-창당-합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비박계의 집단 행동 움직임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 성난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데다 당 혁신 작업도 시작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속히 당 쇄신에 나서지 않을 경우 내년 대선에서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물론 최순실 파문 이후 혁신에 주저하는 친박 의원들을 동참시키기 위한 압박 카드로 비박계가 '재창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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