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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發 개각에 정국 혼돈…'대통령 퇴진' 목소리 분출

민·국 '하야 탄핵' 압박…새누리, 지도부-비주류 분열
대통령 수사 가능성↑…법무장관·친박도 동조

[편집자주]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총리직 임명 소감을 발표하고 임시 집무실에 잠시 머무른 뒤 나서며 활짝 웃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총리직 임명 소감을 발표하고 임시 집무실에 잠시 머무른 뒤 나서며 활짝 웃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틀에 걸쳐 국무총리·대통령비서실장 등 인적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탄핵·하야'로 대표되는 '대통령 퇴진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른바 '최순실발(發) 개각'이 정국을 극심한 혼돈에 빠뜨리는 모습이다.

이상민·안민석·금태섭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은 3일 공개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다. 20대 국회 국회의원으로선 처음이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국정을 이끌어갈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은 이미 붕괴돼 산산조각이 났고, 다시 복원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더 이상 국정혼란과 국정파탄을 일으키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조속히 퇴진할 것을 박 대통령에게 거듭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국민의당 지도부 역시 "이대로면 거리로 나설 것"이라며 '하야 탄핵'을 카드로 청와대와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제2차 최순실 내각'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원내에 이런 자리(국정조사 등)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우리는 바깥에 나가 (국민에게) 직접 보고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만약 대통령이 상황파악을 잘 못하고 고집·오기·독선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성난 민심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하야와 거국내각 요구 등을 놓고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대응책을 논의한다. 2016.1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하야와 거국내각 요구 등을 놓고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대응책을 논의한다. 2016.1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앞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국민의 압도적인 민심은 박 대통령이 즉각 하야하고 퇴진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는 "더이상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직접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극심한 양분 양상이다.

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은 "거국중립내각 취지에 부합한 인사"(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어렵고 혼란한 정국에서 국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한광옥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라고 옹호했지만, 당 비주류는 '총리 지명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정현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김병준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임을 강조, "이 정도라고 한다면, (야당이) 추천은 안해줬지만 거국내각 (취지)에 가까운 추천"이라며 "만약 야당이 김병준 총리 내정자를 부정하고 부인한다면 그건 노무현 정부를 부정하고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한 비서실장에 대한 구두논평에서 "제가 혼자 마음속에 그려봤던 분 중 한 분인 것 같다. 영호남 화합을 할 수 있는 분으로 난국을 돌파하는 데 역할하실 분"이라고 호평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3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별관에서 열린 초청강연 '왜 민주공화국인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6.11.3/뉴스1 © News1 최문선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3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별관에서 열린 초청강연 '왜 민주공화국인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6.11.3/뉴스1 © News1 최문선 기자

그러나 당 전반에선 이번 개각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하야 명분을 줬다"는 말도 나왔다. 지도부의 개각 환영 반응 자체에 회의감을 표시하는 의원도 있었다.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진정모·간사 오신환) 소속 10여명의 의원들은 이날도 회동을 갖고 "총리 지명에 문제가 있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4일 의총에서 개각을 비롯 현 지도부와 박 대통령의 실정 전반에 대해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박 대통령의 기습 개각은 야당에게 하야 명분을 준 것"이라고 혹평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은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거국중립내각 취지에 맞게 국회와 상의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유승민 의원은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왜 민주공화국인가' 강연에서 최순실 사태와 개각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지금 상황은 (대통령 자신이) 결자해지, 고해성사 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고해성사하고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1번"이라며 "(그 후) 스스로 검찰이든 특검이든 응하겠다고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 정국'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검찰(특검)의 수사를 받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해서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겠다"라고 밝혔다.

당 비주류 뿐 아니라 친박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수사받는 것에 대해선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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