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체포된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왼쪽)이 4일 오전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현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서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47)이 결국 구속됐다.
검찰이 지난 3일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데 이어 정 전 비서관의 신병도 확보하면서 청와대 문서 유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 전 비서관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6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5일 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 부장판사는 제출된 서류에 대한 심리만으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했다.
앞서 최순실 의혹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3일 밤 11시30분쯤 정 전 비서관을 체포하고, 4일 밤 11시55분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보고 자료 등을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에서 발견된 대통령 연설문 일부의 최종 수정자 아아디(ID)가 정 전 비서관의 것으로 추측되는 'narelo'로 확인된 바 있다. 이 ID는 정 전 비서관이 국회 보좌관 때부터 사용한 것으로 정 전 비서관은 동일한 ID를 청와대에도 등록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정 전 비서관에게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외교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는 연설문 외에도 외교, 안보, 인사 등 청와대 문서 200여건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2대 등에서 최씨의 국정 개입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의 신병을 먼저 확보한 상태다. 법원은 지난 3일 최씨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사기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